300회 +37

임종 후 실행

by 천우

200송이의 카네이션, 그 시작의 마음

어머니의 영정 앞에 매일 절을 올리며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 속에서 성인이 되었음에도, 일상의 바쁨 속에 그 고마움을 잊고 삽니다. 고작 일 년에 한 번, 어버이날 카네이션 한 송이를 달아드리는 것이 감사의 전부인 양 살아온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아무리 바쁜 현대인이라도 한 달을 시작하는 매월 1일만큼은 반드시 부모님의 은혜를 가슴에 새기자고 말입니다. 이것이 제가 제창하는 **'매월 1일, 어머님 생각하는 날'**의 시작이었습니다.


2002년 1월 24일,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5일장을 치른 직후였습니다. 저와 아내, 그리고 세 아이까지 온 가족 다섯 명이 남포동 극장가로 나갔습니다. 어렵게 구한 200송이의 카네이션을 각자 40송이씩 나누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꽃을 건네며 간곡히 말씀드렸습니다.

"매일은 어려워도, 한 달을 시작하는 오늘 하루만큼은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시작합시다."

뜻밖에도 많은 분이 환한 미소로 꽃을 받아주셨습니다. 이 작은 울림이 계기가 되어, 저는 지난 25년간 '효(孝) 생각 시민운동'을 멈추지 않고 이어오고 있습니다.


300명의 위정자에게 보낸 간절한 메시지

저는 이 운동이 개인의 실천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300명의 국회의원 모두에게 제가 쓴 책 **『매월 1일은 어머님 생각 날』**을 한 권씩 우체국 등기로 보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이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따뜻해질까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효'는 단순히 부모 자식 간의 도리를 넘어, 타인을 향한 진실한 관심과 책임감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300통의 책 중 단 한 통의 답장도 받지 못했지만, 저의 신념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효"의 근본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국민을 위하는 정직한 마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은혜를 아는 자만이 국민의 아픔을 진정으로 보듬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300회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