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2.
벌써 며칠이 된 이야기지만 M은 황당한 소리를 했다. 재판이 아니라 자신은 대본을 읽고 있다는 말이다. 사법부가 얼마나 스스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정한 재판이 아니며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아 달라는 비겁자의 말로를 보여주었다. 판사가 소신대로 판결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준 것을 따라 읽고 있으니 '나는 바보 등신입니다. 나를 좀 살려주세요.' 이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뻔한 결말이다. 그 모든 것 위에 중국이 있다. 중국만 있나? 몇몇 썩어빠진 종교도 당연히 곁들임으로 들어가 있고, 그들과 함께하는 기업가들도 있다.
이들에게는 기괴한 동맹전선이 보인다. 한 가지는 종교라는 카테고리다. 중국은 종교를 금지하고, 과거부터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며 종교를 탄압했다. 그러나 종교를 사랑한다. 왜? 종교는 전지구적으로 현금의 흐름을 끊어버리고, 꼬리를 자르는 목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수단이다. 돈세탁의 출발점이 보통 군수 자금이라면 최종 도착지는 종교라는 한 가지 명백한 역사적 진리를 생각해 본다면 그들의 기괴한 동맹 구조를 알기 쉽다.
서울을 비롯해 대한민국에는 몇몇 초대형 종교 시설이 존재하며 재밌게도 그 시설 주변이 부촌과 정치적 통일 전선을 구축하는 지형들이 있다. 해당 지역에서 종교 시설은 그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장소이며, 거대한 돈세탁의 장소이고, 친목과 사상적 동질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나라나 국민이나 이런 것은 허울에 불과할 뿐 그들이 매주 만나는 분들의 안위가 더욱 중요하고 큰 기준이 된다.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썩은 일은 중국에서 출발해서 시작됐다. 중국에서 출발한 자금이 힘을 얻어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주고 컨트롤을 하기 위한다면 합법적인 현금 이동 경로가 확보되어야 한다. 재밌게도 그들 모두가 국가를 위해 일하지만 세금을 내는 걸 원하진 않는 셈이다. 물론 각자가 일하는 최우선 국가는 다르다.
이러한 썩어빠진 돈의 이동과 빨간 날마다 이뤄지는 범죄자들의 모임 속에 떨어지는 물을 얻어먹으려고 그런 곳들만 기어들어가는 청년 사업가들과 날아다닌다는 인간들도 총으로 쏴서 떨어뜨린다는 강대한 인물들이 사실은 모두 한 편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M의 모지리 같은 행동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사실 그렇다. 그들이 대단해 보이지만 고작 100억 도 안 되는 돈을 위해 사법부의 거의 꼭대기라 할 수 있는 직책이 인생을 걸어 쌓아 온 모든 평판과 더불어 역사에 추악하게 기록되어 대대손손 욕보이며 산다는 것.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고용된 전문인력인가. 국가 하나 삼키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N명한테 인당 OO억.
이제 이 사건들은 점차 대한민국의 더 심연의 추악한 면을 뽑아낼 것이다. 하나를 보면 하나를 보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들이겠지만 누군가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경우도 있다. 구조를 알면 추적을 할 수 있고, 추적할 수 있으면 명단을 추릴 수 있으며, 명단이 추려지면 개개인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다.
독재국가들이 시행하는 온갖 형태의 내정간섭과 '내부로부터의 정복'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있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그들과 한 편이거나 아무런 사실 관계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이 시대는 설득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범인이 누군가를 사살했다. 그것은 이미 과거에 일어난 사실이지 사실에 대해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이 왜 필요한가.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이 있으면 범인을 찾아야 하는 게 공권력의 일인데, 칼에 찔려 죽은 사람은 있는데 범인을 찾지 말자는 말을 한다면 범인과 한 편이라고 충분히 의심해 볼 여지가 된다.
이러한 상식 수준의 대담도 통하지 않는 비상식의 사회에서 모두들 극단으로 간다고들 말하고 있다. 극좌, 극우. 참 우습다. 이게 극우인가? 진짜 극우가 역사적으로 어떤 짓을 해왔는지 알고나 말하자. 반대편은 극좌인가? 극좌들 중 진짜들은 이미 판결받아 감옥 가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지금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극좌도 극우도 아니고 그저 누군가는 돈과 권력, 이권을 위해 시민권력에 기대기 위한 인간쓰레기들만 있을 뿐이다.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이들에게. 이념은 이미 고대의 유산처럼 지워져 가 버렸고, 그저 누군가가 전달해 준 메시지를 말하는 스피커로써의 존재 목적만 남았다.
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선명하다. 그래야 먹고 사니까. 그래야 지금의 삶과 라이프 스타일과 부를 더욱 즐길 수 있으니까. 그게 끝이다.
이미 그들은 극단적인 사건을 준비해 뒀다. 트럼프가 대놓고 총에 맞아 귀가 뜯기는 일이 고작 몇 달 전에 일어났다. 뭐든 못하겠는가. 얼마나 간절하면, 얼마나 썩어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부순 놈들이다.
다만 이들이 몰랐던 점은 한국은 그들 예상보다 훨씬 단단했고, 고작 선동 영화 몇 개로 판세가 기운다거나 가짜로 생산된 공장판 댓글들과 여론으로는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증명했다. 분기점을 향해 가고 있다. 꽤 재밌게도 나는 언제나 적을 찾아다녔는데, 적의 반대편에 있던 이들도 생각보다 힘이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이들이 바보 등신들인 줄 알았는데, 이들도 나름의 전선을 두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모두가 숨겨둔 TF가 여러 곳에도 있었겠지.
재밌는 세상이다. 재밌는 악이다. 신념이 없는 이들이 신념을 팔아 이득을 취하려 아등바등한다. 고작 100억도 안되고, 고작 50억도 안 되는 그 돈을 줍기 위해 권력자에게 꼬리를 흔들며 아양을 떤다. 얼마나 보기 좋을까. 그런 이들이 세상 가득한데. 복잡할 건 하나도 없다. 출발점 - 도착점. 중간의 다리들과 핵심 인사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제는 아는 게 문제가 아닌 시대가 됐다. 뻔한 진실이 눈앞에 있으니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이브리드 전쟁터에서 참호로 들어가 같이 싸우는 사람이 될지. 아니면 무지몽매한 군중 역할을 할지. 아니면 어느 한쪽에 붙어서 거기서 떨어지는 밥풀이라도 훑어 먹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