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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코코아

2025. 3. 31.

by 한상훈


코코아는 지난달 2월 4일부터 약 3주 정도 개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해서 벨로그에 글도 올리고 소소하게 치킨과 커피 이벤트도 진행했었다. 만들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었다. 기대했던 기능도 모두 포함했고 제품도 큰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가고.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건 이름과 로고였다. 지금은 너무 달아서 잘 먹지 않지만 버거킹에서 마실 수 있는 진한 코코아를 종종 마시곤 했다. 로고도 초코 느낌과 부드러운 베이지색이 마음에 들었다.


코코아 제작기 이미지.jpeg


그래서 나는 코코아를 개발할 때면 종종 너무 달지 않은 부드러운 코코아가 마시고 싶었다. 아마도 뜨거운 코코아에 우유를 섞어 마시면 적절할 것 같았다. 정작 시도는 못해봤지만 말이다.


이 제품도 역시 아직까지 수익은 크게 없다. 광고가 들어와야 하는데 광고보다는 크립토 분야에 인플루언서라 할 수 있는 KOL 분들의 참여 정도뿐이다. 언젠가 사용자가 더 많아지고 광고도 넉넉히 들어온다면 이 제품도 더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코코아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비전은 싸이월드에 가까웠다. 코코아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아주 독특한 기능인 가격 예측 게임이 있는데 이 게임을 통해 코코아 머니를 얻을 수 있다. 코코아 머니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면 좋을까 고민해 보던 중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처럼 꾸밀 수 있게 해 보는 건 어떨까"로 생각은 발전했다. 다만 미니홈피의 2차원 감성과 거기에 들어가는 모든 캐릭터와 에셋 디자인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아마도 투자를 받아야만 해 볼 만한 도전이 아닐까 싶다. 개발 분야라면 내가 다 해보겠지만 디자인의 영역은 또 다르니까.


감사하게도 코코아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생겨서 종종 관리를 하고 있다. 오늘은 한 가지 버그를 수정했는데 서버 측 소스코드를 빌드하고 실행되어야 할 부분이 과거 코드를 실행하도록 되어 있어서 수정하게 됐다. 어쩐지 이상한 동작이 몇 가지 있었는데 가장 큰 원인을 찾았으니 다행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이것을 사업화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냐 아니면 유지하는 수준으로 만족할 것이냐를 정해야 한다. 코코아에 대해서는 어떤 길로 갈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B2C 분야는 사용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데 꽤 많은 비용과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돈을 때려 박아 광고를 한다고 효과가 생기지 않고, 그렇다고 단순히 막일 작업을 한다고 능률이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성공한 B2C 서비스들은 1번 이상 크게 성장할 기회를 얻었고 그 발판으로 덩치를 키운 게 대부분이다.


그렇게 1번 체급을 크게 성장하고 나면 그때서부터는 딱히 도전자들의 위협을 받지는 않는 편이다. 각각의 서비스는 그들만의 마을 공동체 같은 느낌으로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치 각 소셜 서비스가 서로 다른 톤으로 사용되는 것과 같다. 코코아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코인에 대해 가격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시세 차익을 통한 수익을 보는 사람들에겐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의 공간인 셈이다.


앞으로 코코아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투자 유치를 진행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적당한 규모까지만 올라갈 수 있고 그 시점에 멈추는 게 좋을까. 아주 거대한 목표까지는 아니지만 코코아가 내게 있어 즐거운 소일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코코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크립토 커뮤니티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코아에 대해선 그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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