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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Merry Christmas

2025. 12. 11.

by 한상훈


어제 꿈에서 나는 선생님을 만났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선생님. 그 분을 뵙고 나는 한참을 품에 안겨 울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하소연하듯 말이다. 그 분의 모습은 하나님이었을까. 비슷한 감정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 선생님은 신과 같았으니.


그 분은 나에게 희망을 주신 몇 안되는 어른이었다. 항상 본받고 싶었던 분이기도 했다. 그 분의 치명적인 단점을 마주하기 전까지 나에게 있어서 빛과 같은 어른, 참 어른이라 믿으며 따랐던 사람. 그런 분을 꿈에서 만나 내가 했던 행동이 품에 안겨 울었던 일이라니 새삼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는 바람 같은 사람이었지만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마주하곤 했다. 이맘때쯤이었을 것이다. 성탄절 준비로 밤늦게 학생들, 청년들이 모여 이런저런 준비를 하던 시절. 지금이야 상상하지 못한 순간들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소소한 모임은 굉장히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아마도 내게 선명한 믿음이 기독교에 남아있었다면 교회에 가서 그런 시간들을 보냈겠지. 그러나 나에겐 그런 달콤한 추억들 모두를 합치더라도 타협할 수 없는 신학적 괴리를 마주하는 고통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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