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죽음의 땅

2026. 1. 30.

by 한상훈

오늘 나는 한참을 고민하며 이런저런 사색에 잠겨 있었다. Founder's pitch를 준비해야 했지만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막막한 감정이 차오르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었다. 사실 막막할 필요도 답답할 필요도 없었다.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며 나의 일에 충실하면 됐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려고 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려고 하는지. 그것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내 몸은 멈춘 것처럼 작동을 시킬 수 없었다.


아침부터 깨끗하게 씻고 좋은 식사를 먹고, 꾸준히 먹고 있는 영양제와 충분한 수면까지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었음에도 말이다. 나에게 부족한 에너지는 육체적 에너지도 아니고, 체력적 에너지도 아닌 정신적 에너지였다. 정신의 에너지가 고갈됐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야 하기에 지쳐있었다. 다른 원어민 대표들처럼 나는 빠르게 말할 수도 없고, 내 의사를 수려하게 말할 수도 없다. 아주 오랫동안 말하는 것을 연습했는데도 여전히 부족했다.


그러던 중 나는 내가 마주한 일련의 상황들과 과거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게 됐다. 요나에 대한 이야기부터 기억을 더듬어간 기록은 어느덧 이사야서 63장에 이르렀다. 불현듯 떠오른 장이었다. 이사야서 63장은 다른 장들과 다르게 독립적으로 설명되는 장은 아니었다. 가령 이사야서 58장, 59장은 하나의 장만으로도 설명할 내용이 가득하고, 희망과 옳은 삶에 대한 가르침이 가득하다. 반면 63장은 그렇지 않았다. 그곳엔 심판의 칼을 들어 흰 옷이 붉게 물든 심판자가 나오며, 심판하는 신과 함께 구해달라 말하는 백성들과 고통을 토로하는 이들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한상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방편으로 허상을 설하되, 최후에 진실에 이르게 하다.

4,97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8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