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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Aug 06. 2019

개발자로서 세운 결심들

1. 체크 남방 안입기

체크남방, 똑딱이 셔츠를 안 입는 것이야 말로 개발자로써 살아가기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건 안 좋지만, 많은 경우에 옷을 후줄근 하게 입는 것 = 개발자 같이 보임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절대 체크 남방를 입지 않고, 흰 셔츠나 고급스러운 단색 셔츠를 입기로 결심했다.


2. 노트북에 개발 관련 스티커 안 붙이기

정말 신기하게도 노트북에 개발자만 이해하는 로고를 붙이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깃허브 스티커가 있다.) 스티커는 이쁘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개성을 너도 나도 스티커로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 붙인 스티커가 똑같다보니 내 눈엔 노스페이스 패딩이나 떡뽂이 코트처럼 몰개성해 보인다.


3. 기술을 저평가해서 말하기

정말 좋은 습관인 것 같다. 왜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나 테크놀로지에는 1도 관심이 없다.


4. 경험을 나누기

내가 가진 지식의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얻은 것이다. 누군가가 여러번의 실패 끝에 발견한 소중한 지식을 스택오버플로우와 구글을 통해서 값없이 얻는다. 받은만큼 배풀수는 없겠지만 일부분이라도 나누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브런치에 가끔 쓰는 글이나, 이메일로 연락온 학생들에게 답장을 하는 것. 부족한 코드라도 오픈소스로 올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정말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5. 사이드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는 것

내가 생각할 때 개발자는 다른 많은 직업들처럼 선수 생명이 존재한다. 축구선수는 대부분 40살 이전에 은퇴하고, 체조 선수는 30살 이전에 은퇴하는 것처럼 말이다. 개발자로써의 생명은 몸담고, 연마한 테크놀로지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나이도 큰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한 주에 적어도 반나절 이상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플랜 B를 만든다. 플랜 B가 내 인생을 바꿔줄 아이템이 될 수도 있으니까.


6. 트렌드의 최전선을 이해하기

트렌드는 사람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graphql이나 typescript만 봐도 그렇다. graphql은 RESTFul API에 대한 더 나은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았고, typescript는 자바스크립트 변수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다. 트렌드는 이전 트렌드에 대한 문제점을 담고 있고, 반대로 나아갈 방향도 알려준다. 최전선에 있다는건 테크놀로지의 현재, 그리고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음을 뜻한다.


7. 몸 개발하기

내가 만난 대부분의 개발자는 코드나 알고리즘, 성능 등을 개발하는데 관심이 있지 자신의 몸을 개발하는데엔 관심이 없었다. 다르게 표현하면 건강해보이는 좋은 몸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코드의 버그를 고치는 일처럼 내 몸의 버그를 고치는데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8. 사람을 이해하기

과거엔 '좋은 앱을 만들면 모두가 써주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기술, 가치에 대해 믿음을 두고 살았는데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다. 사랑받는 서비스는 인간적이다. 단순히 개발해서 앱을 만들면 성공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보면 잘 알 수 있었다. UI가 엉망이어도 아이들은 재밌게 한다. 폰트가 밖으로 나가고, 버그가 많고,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어도 괜찮다. 사용자를 이해한 서비스를 만들면 이 모든 이상한 점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리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노력만한 서비스는 관심 받지 못하고 사라진다.


9. 개발 이외의 분야를 스팩업하기

뛰어난 개발자들은 여러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잘 다루곤 한다. 그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계속 배운다. 이러한 학구열을 꼭 개발에만 쏟을 필요가 있을까? 다른 분야도 개발을 배울때처럼 검색해보고, 답을 찾아보고, 커뮤니티의 글을 읽어보고, 질문해본다면 훨씬 더 다이나믹하고 재밌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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