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공한 비즈니스가 마주하는 위험성
저는 창업가들을 자주 만납니다. 대부분 젊고, 능력 있고, 매력적입니다. 젊은 나이에 몇억, 몇십억이 되는 돈을 굴리는 분들입니다. 이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것. 당연한 결과입니다.
영화 '실리콘 밸리의 해적들'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는 서로 다른 회사를 이끄는 수장이었지만, 해적들처럼 다른 회사들의 선진 기술들을 훔쳐 자신들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의 GUI를 훔쳤고, 빌 게이츠는 애플의 메킨토시를 훔쳤습니다.
당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에 비하면 작은 회사였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성공에 도취됐기 때문일까요. 순진하게도 자신들의 걸작품인 매킨토시를 빌 게이츠와 따라온 스티브 발머에게 자랑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에게 자신들의 우월함을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빌 게이츠는 아주 영리하게도 잡스의 자랑과 오만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는 애플과 IBM의 경쟁관계를 알고 있었고, 잡스를 자극해서 자신들과 협력하면 IBM을 누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안타깝게도 잡스는 애플 역사상 가장 큰 실수라 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메킨토시 3대를 직접 건네주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똑똑한 인물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너무 얕잡아 봤습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매킨토시 정도의 컴퓨터를 만들 수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잡스는 호시탐탐 자기 목덜미를 노리는 경쟁자(마이크로소프트)에게 보물지도를 넘겨준 것입니다. 이후에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추월당했고, 애플이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다르게 구글을 만든 레리 페이지와 세그게이 브린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들키는 순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잡아먹힐 거란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구글 검색엔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관심을 끌지 않고 충분히 커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구글 프로젝트를 잠수함(sub-marine)이라 불렀습니다. 잠수함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구글 창업가들의 마음이 담긴 프로젝트였습니다. 잠수함 프로젝트는 목표대로 구글의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시장의 관심을 너무 끌지 않으며 성장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잠수함이 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잡지 못할 것이란 걸 확신했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실리콘 밸리의 악마라는 명성답게 구글을 잡기 위해 바로 후발주자로 참여했습니다. 압도적인 OS 점유율과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바탕으로 기본 검색엔진에 빙(Bing)을 넣어 팔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개발 금액을 '검색엔진 빙'에 쏟아 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까지 구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구글이 자신들의 강함을 숨기고, 시장 경쟁자를 충분히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답은 무엇일까요. 현시대의 비즈니스는 구글처럼 기술력을 개발하고, 잠수함처럼 대중의 눈에 들지 않으며 조용히 성장해야 할까요. 성공의 방정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정글에 살고 있는 포식자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