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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Sep 09. 2021

첫 무대에선 가수

좋은 사람들이 모일 때까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자

저는 제가 이제 막 무대 위에 오른 신인 가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보여준 것은 없고, 수많은 고객 분들을 처음 만나는 그런 사람인 셈이죠. 모든 신인이 그렇겠지만 저도 신입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건강을 걱정해주시곤 합니다. 잠을 자긴 하는 건지, 건강은 챙기고 있는지. 그럴 때마다 저는 제가 선택권이 없는 신인 가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막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춤을 춰야 하고,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수년을 지하 연습실에서 보냈기에 지금 쉬는 건 허용될 수 없는 일입니다.


고맙게도 제 진심을 봐주신 분들, 그리고 절 믿어주시는 고객 기업사 분들이 있어서 저는 즐겁게 춤추고 있습니다. 언제나 무대 아래에서 언제쯤 나는 춤을 춰볼까 하면서 고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회를 얻은 것이죠. 그래서 열심히 혼신의 힘을 다해 추고 있습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제 꿈은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겁니다.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그건 분명 무엇이 좋은 기업인지 정하는 일일 겁니다. 막연히 좋은 기업이 아닌 구체적이고, 선명한 좋은 기업.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노동의 보상이 합리적인 기업

불합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기업

상식과 소통이 이뤄지는 기업

부끄러운 일은 가까이하지 않는 기업

부모님과 형제, 자녀들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기업

오랫동안 일한 선배들이 닮고 싶은 기업

이직하고 싶지 않은 기업

한 평생 일해도 좋겠다 싶은 기업


사실 이 밖에도 더 많은 목록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저는 좋은 기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일하고 싶은 기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말은 참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보단 쉬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죠. 취준생 때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마저도 돈벌이가 필요한 것에 가까운 경우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기업이 그저 일을 생계로 대할 때 저는 일 자체가 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일 자체가 보람이 있고, 즐거워서. 또는 그 일을 만들어가고 운영해가는 상황이 즐거워서. 함께 하는 이들이 즐거워서. 아니면 내가 하는 일이 세상과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서 등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 여지는 정말 많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수년만에 올라온 무대는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는 무대”입니다. 정말 좋은 기업을 만들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팀을 완성시키고,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회사가 잘 먹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집에 굳이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무대 위에 올라온 가수의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불려 나가며 선배 가수 분들을 만나고, 같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밤이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집에 오면 아무런 체력이 없어 멍하니 앉아있더라도  순간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실수도 하고, 때로는 관객들을 실망시킬지도 모르지만 진심을 다해 살아가다 보면 제가 찾아다닌 좋은 기업이라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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