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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Jan 03. 2023

아름다운 사람들

평범한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삶

아버지가 강한 이유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가면 기다리는 아내와 자식이 있기에 아버지는 강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지킬 사람이 있는 아버지에게 일을 맡긴다. 그들이 도망칠 곳이 없기에 더 믿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대표님은 딸의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셨다. 10년이 넘는 사업을 하며 40명 가까운 직원과 수백 개의 병원에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여전히 딸은 불치병을 앓고 있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비는 매달 웬만한 직장인들의 두어 달 급여와 같다.


나는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사업을 키우고 싶지만 동시에 그만하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고, 아주 큰돈을 제안했기에 그 돈이면 이 끝나지 않는 삶의 여정에서 쉼을 돌리고 천천히 딸의 얼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멈추고 싶지 않다 말했다. 그는 중년이고 많은 짐을 어깨에 지고 살지만 동시에 꿈을 꾸고 살아가는 소년이며 많은 걸 이루고 싶은 남자였다. 아버지면서 동시에 그는 소년이었다.


성공을 하는 이들은 가슴에 성공의 이유를 품고 산다. 성공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각자 있었다. 고생한 아내를 위해서, 빚더미에 오른 가족들의 빚을 갚기 위해서, 병원비를 내기 위해서, 나를 믿고 투자해준 이들을 위해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위해서.


슬픈 춤사위다. 모두들 성공을 향해 아무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고, 젊은 사자처럼 담대해 보일지라도 가슴에 무거운 추를 매달고 산다. 말 못 할 고민들과 수많은 갈등들과 온갖 누명과 오해. 그리고 사람들의 신뢰와 실망을 짊어지고 나아간다.


성공의 이유가 있는 이들이 주변에 참 많다. 길거리를 지나는 평범해 보이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은 저마다의 성공으로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 크기의 차이는 의미 없다. 나는 그들이 존경스럽다. 삶의 이유가 있는 이들과 자신의 삶보다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삶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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