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만 하는 이유, 살고 싶은 이유
살고 싶지 않았다. 전혀 살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알려주기를 바랐다.
“네가 살아야 할 이유는 이거야! 잊지 않기를 바라!”
하지만 살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개 같은 인생. 사는 게 괴로워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살아야 할 이유를 고민하고 있다고? 왜 그런 걸 고민해?"
누군가에겐 가짜 정답이라도 찾고 싶은 질문.
하지만 누군가에겐 아무런 의미조차 없는 질문.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살지만 우리는 이렇게 다른 세상을 산다.
지금도, 이 순간에도, 매일 35.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들에게 단 한 줌의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더라면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세상을 떠나지 않아도 될 단 한 가지, 마지막 이유.
그것마저도 없기에 사람들은 외롭고 먼 길을 떠난다.
나 역시 그랬다. 살아야 할 한 줌의 이유라도 손에 쥐고 싶었다.
“도대체 이 망할 세상을 제가 왜 살아야 하는지, 제발 누구라도 알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간절하게 외치며 찾아다녔다.
이 글은 나침반이 아니다.
한 인간의 간절한 외침의 기록이다.
살고 싶다고 외치는 한 인간의 짧은 기억들을 엮어 만든 짧은 여정이다.
이 기억들 속에는 한 아이가 있다.
나는 당신이 이 아이와 함께 걸어가 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당신만 괜찮다면 따뜻한 손으로 아이의 차갑게 얼어붙은 손을 꼭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아이는 어쩌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땅만 보면서 걸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당신이 함께 걸어가 주었기에 아이는 기억할 것이고, 아이는 위로받을 것이다.
이 글은 그 아이를 위한 글이다.
에세이는 거울입니다.
우리는 사람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게 만듭니다.
거울은 잊고 있었던 진실과 마주하게 하며,
잊고 있었던 치우지 못한 과거를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