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도(愛道)] - 2022년 12월 20일 화요일
집을 비운 사이 일어날 불편한 생활을 예상하고 준비해보려고 한다.
빨래를 제 때 못해 수건이 모자라고,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너무 오래 안 빤 이불에서 자고,
갑자기 휴지가 모자라고, 재활용 쓰레기가 넘치고, 설거지가 쌓여 컵이 모자라고.
그래서, 수건을 더 사고, 인터넷 장보기를 서두르고, 이불을 빨고, 병원 가기 전 계획을 세워본다.
그리고, 아이들의 정기 건강검진도 서둘렀다. 그런데 묻는다.
“우리 이런 거 없지? 심혈관, 당뇨, 암”
일단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준다.
“유방암도?”
콕 집어서? 이런 상황은 예상을 못했다.
알고 있다. 예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는 정말로 말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너무나 정확하게 내 아이들에게도 불행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