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J Sep 04. 2024

특정 소수에게 나를 보이는 것

[나의 애도(愛道)] - 2022년 12월 21일 수요일

내 상황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듣게 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있다.

여러 번에 쪼개서 반복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아서 겸사 저녁을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기도 하고, 내 마음과 그들 마음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자아가 작아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람한테만 말하기로 맘을 바꿔 먹었다. 이건 또 언제 어떻게 말해야 되나, 쩝


퇴근 무렵 전화가 왔다. 반가운 이들이 저녁을 먹잖다. 불행이 도착하기 전에 내가 먼저 청했던 모임이다.

이런 일이 없었다면 아무 고민 없이 날짜를 잡았을 텐데, 우물쭈물하면서 날을 잡았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일까 특정 소수일까.

말할 용기와 들을 준비가 맞아떨어지는 경계를 가늠할 수가 없다. 이 정도 망설임이라면 특정 소수가 아닌 걸까?


사실대로 말한다, 거짓말로 말한다, 말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아니라 그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슬며시 올라온다.


확정적으로 특정한 소수인 한 사람에게 먼저 말해 양해를 구하고 만나지 않기로 한다.

아직은 그 정도의 용기만 내 보기로...




작가의 이전글 마음이 급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