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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J Sep 10. 2024

여름에는 하드지

[엄마 애도(哀悼)] -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대기업에 다니는 사 언니가 점심을 쏜단다. 역시 대기업의 여름 휴가비는 사랑이다.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요양원에 있는 엄마도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넘어갔다.

엄마를 기억해 보겠다고 시작한 글쓰기가 너무 금방 소재가 떨어져 언니들 찬스를 써보려

엄마가 뭘 잘 먹었는지 언니들한테 물어봤다.

     

내가 아는 엄마의 최애 음식은 참외, 고구마, 옥수수다.

옥수수는 정말로 좋아했던 거 같은데, 참외랑 고구마는 정말로 좋아하는 음식이었을까 싶다.

변비 때문에 그냥 많이 먹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언니들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가만 듣고 있던 아버지가 말한다.

"엄마가 하드를 잘 먹었지." 언니들이 동의한다.

엄마가 하드를, 특히 쭈쭈바를 좋아했단다.

듣고 나니 엄마가 비비빅을 먹던 모습, 냉동실에 채워놨던 빠삐코가 기억났다.


아! 그래서 내가 비비빅을 먹는 거구나. 팥을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하드는 언제나 비비빅을 먹는다.

이유가 궁금했던 적은 없었는데...

이유를 알게 됐다.

그래, 여름에는 하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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