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언젠가 당신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우리 삶에 있어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냐고 물으셨지요. 책 읽기를 오랫동안 취미로 삼아온 저로서는 우리 시대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당신의 그러한 의문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저 역시 독서를 통해서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책을 읽는 것 보다도 숲 속에서의 산책이나 사람들과의 대화처럼, 책을 덮었을 때 할 수 있는 일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독서는 그것들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와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당신께 소개하려 하는 책인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역시 사람에게 있어 책의 의미와 그 가치에 대해 논하고 있는 책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당신이 이 책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독자가 무조건 저자의 주장을 따를 필요는 없고 다른 이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저 역시 이 책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은 지혜의 보고로 가득 차 있는, 성스럽고 경건한 곳이기에 언제나 개방되어서는 안 되며 방문객의 수도 적은 편이 좋다는 그의 주장은 도리어 사람들로 하여금 독서를 더욱 멀리하게 만드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독서가 특별히 다른 취미활동에 비해 그렇게 경건하다거나 위대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게 하는 것, 곧 그 어떤 사람이라도 결코 세상의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 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참으로 귀담아 들을 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우리는 세상의 모든 책을 읽을 수 없을 뿐더러 무조건 책을 많이 읽기만 한다고 해서 저절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읽고 있는 책 속의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문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저 남들에게 “이번 방학 때는 책을 100권이나 읽었다”는 자랑을 하기 위해서 관심도 없는 분야의 책을 쌓아놓고 읽는 것 만큼이나 무의미한 일도 드물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이 경우에 책은 그저 잉크를 입힌 종이뭉치일 뿐입니다.
저는 차라리 그것보다는 단 한권의 책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시간씩 집중해서 천천히 읽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천천히 읽는 것이 결코 시간낭비나 비효율적인 독서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훌륭한 책은 독자로 하여금 결코 빨리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145205.html
이 글은 지난 2024년 한겨레신문에 앞서 게재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