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모네집 괴물 ‘우디’

먼저 떠난 반려견

by 하늘

큰 이모네집 괴물 우디


오랜만에 마당에 묶여있는 강아지를 보았다.


문득 한 놈이 생각났다.

그놈 이름은 우디.


어릴 적, 오랜만에 큰이모네 집을 찾을 때마다

나는 먼저 마당을 살폈다.

거기에는 늘 무서운 존재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대형견, 세파트.

날렵한 몸집에 검은 털빛, 그리고 유난히 번뜩이는 눈. 철사줄에 묶여 마당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겐 감히 다가갈 수 없는 괴물 같았다.


대문에 들어서기 전부터,


왈왈왈!!! 울리는 짖음이 마당에 울려퍼졌다.

성대를 울려 터져나오는 소리에 나는 늘 덜덜 떨며 얼어붙곤 했다.


나를 향한 분노와 경고처럼 느껴졌다.

나한테 왜그래..


나는 한 발짝도 쉽게 떼지 못했다.

계단을 오르려 하면 사슬이 철컥거렸고,

우디의 눈동자가 내 발끝을 따라 움직였다.


“괜찮아, 안 물어.” 이모는 웃으며 말했지만,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약간 붉은 눈동자는 너무 무서웠다.

작은 손에 땀을 잔뜩 쥔 채,

나는 그 집을 들어서는 순간마다 오금이 지렸다.

어느 날, 우디는 세상을 떠났다.


이모네 집은 마당 뒤편으로 작은 산과 이어져 있었는데, 오랜만에 목줄을 풀어주었더니 우디는 기세 좋게 그 뒷산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다시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모가 걱정스레 올라가 보니,

우디는 이미 숨이 멎어 있었다.


내게 우디는 무섭기만 한 존재였다.

사슬에 묶여 성대를 울리며 짖어대던, 어린아이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만드는 괴물 같은 개.


가족들에게는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진 듯했다.


큰이모의 장남, 내게는 ‘삼촌‘라고 불러야 할 나이 차이가 나는 큰 이모네 자식인 항렬상 오빠에게 우디는 또 다른 기억이었다.


어릴 적, 교육열이 강한 어머니 밑에서 시험 점수를 이유로 꾸지람을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집에 들어가기를 주저하고, 마당 끝에 묶여 있던 우디 곁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고 한다.

밤을 샌적도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우디는 두려움보다 위로에 가까운 존재였던 셈이다.


우디가 죽었을 때, 가족들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존재를 이야기했다.


누군가에게는 집을 지켜준 충직한 수호자였고,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 외로움의 벗이었으며,

내게는 여전히 짖는 소리만 떠올려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서운 놈이였다.


오랜만에 우디 생각이 나네

진짜 무서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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