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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반사 Aug 19. 2022

내가 태어났다는 일

아이들이 유독 불평불만을 많이 하던

어느 날이었다.


이럴 때 감사한 것을 하나씩 떠올려보자고 제안했다.


나에게 자주 불만을 제기하고

맘 여린 형아에게도 장난을 치다

울리곤 하는 둘째 아이.

아마 그날도 가장 불만이 많았을

아홉 살 둘째가 쭈뼛대다 대답했다.


"음.. 내가 태어나게 해 주신 것..."


아들을 칭찬한 뒤 생각했다.


'내가 태어나게 해 주신 것...?!!'


그렇다....

그건 충분히 감사하고도 남을 일이다.

삶이 주어진다는 것은 이 세상 가장 큰 선물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듣기 전까지 한 번도 태어남 자체에

감사함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왜 태어난 건지..

뭘 하려고 태어난 건지가 궁금했지

오히려 왜 태어나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나 생각했지

그 일이 감사해야 할 일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둘째가 종종 하는 말 중에

"고작 그런 일 가지고?"

라는 말이 있다..


많은 일들을

고작 그런 일로 여기는

이 아이조차 감사해하는

'태어남, 존재 자체'.

그 묵직한 감사의 이유를

나야말로

'고작 그런 일' 따위로 취급한 건 아닐까.


오늘은

그렇게 내가 태어난 것, 존재 자체에

적잖은 감사를 느껴보고자 한다.

그리고.

내 옆의 너너너들이 태어난 것, 옆에 있어주는 것

그 자체

무한한 감사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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