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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반사 Apr 06. 2024

아들넷 엄마의 하루

만 10, 만 9, 만 5, 만 6개월...

체력 탓인가 아침부터 피곤하다.

아침마다 꼭 샤워를 하는 2의 머리를

말려주며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놓고

잠시 찾아온 여유.

6개월 4는 보행기에 잠시 맡겨두고

야무지게 밥도 먹고

믹스커피 한잔까지 때려 넣는다.


아! 때려 넣는다고 하기엔

난 참 맛나게 믹스커피를 잘 탄다.

차가운 컵이 뜨거운 물의 온기를 뺏어간 만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잠시 돌려주는 센스.

때론 우유를 데워 어느 다국적기업 못지않은

부드러운 라테를 만들어버리는 나.




오늘도 숨 막히는 빨래더미.

빨래는 매일 내게 주어지는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다.

아기빨래 따로, 와이셔츠 따로,

타월이나 밝은 면 옷 따로, 검은 옷 따로...


그나마 최근에 15년 된 세탁기를 처분하고

새로운 세탁기와

남들 다 쓰는 건조기를 쓰게 됐으니 망정이지.

그런데도 끊임없는 나의 빨래시간.

개고 정리하는 게 더 힘들다.

그래도 그중 재미난 일이 있으니

바로 먼지통 비우기.

슥슥 먼지를 긁어내고 씻어내면

왜 그리 개운한지

내 몸의 때를 민듯하다.




세탁기 돌리는 사이

역시나 찡찡대는 막내 4를 둘러업고

설거지,


수유 후

집안에 들여놓은 유모차에 태워

밀고 다니며 청소기 윙~~

잠투정 시작되면 유독 그를

잠잠하게 만들어주는 묘약, 

알앤비 스탈의 ccm 한곡 무한반복.


아가가 잠들면

근육제로인 나는

체력핑계 대며 또 간식 섭취.


오늘은 화장실 청소해야지~

다짐했건

조금 쉬자...라고 생각하며

미드 시청.

아마 영어공부에 도움 될 거야~란

나의 계산적인 위안.


한 회가 끝나기 전 깨어버린 그.

나 역시 깨어버린 잠깐의 꿈같은 시간.




그를 안아주고 웃겨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책도 읽어주니

심심해지는 입.


나도 또 먹고

너도 이유식

너는 또 자고

나는 빨래 또 돌리고...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셋째 올 시간.

넷째 안고 셋째 맞이.

차 안에서 졸다 업어달라고 하던 아이,

이제 엄마가 동생 안고 나오니

기특하게도 업어달라 안 한다.

단지 편의점 가서 사탕 사잔다.




셋째와 잠시 사탕을 빨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첫째, 둘째도 하교.

오자마자 배고프단다.

후다닥 밥을 차린다.

1,2는 허겁지겁 먹고,

사탕 먹은 3은 밥 안 먹고 티브이를 본다.


잠시 후 남편 등장.

두 번째 상차림.

함께 식사. 3도 겨우 먹인다.

산더미 설거지.

남편보다 빨리하는 내가 담당.

남편은 4 담당.

설거지 다 했는데

밥 더 먹겠단 3.

응.. 그래...




목욕물 받아 아기 씻기기.

차례로 샤워하며

4 안고 있기.


젖병 챙겨 마지막 수유하며

식구들과의 굿나잇 인사.

1,2와의 긴 인사와 뽀뽀.

4 재우며 성경 읽는 나.

자다가 찡찡대니 옆에 누워버리는 나.

오늘도 그냥 잠들뻔한 나.


다행히 안 자고 글 쓰고 있는 나.


그런데...

아!!! 빨래 다 안 갰다!




P.S 그 외 하는 일 : 이유식 만들기. 1,2 숙제 봐주기. 정해진 요일 외 게임하고 싶단 말에 미션 내주기. 게임 그만하라 숙제하라 잔소리하기. 다 같이 모이는 시간 잠시 갖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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