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맨발로 파이팅!

by 빛반사


최근 일주일에 한 번 맨발로 걷는 동네 언니들의 모임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동네 언니 둘. 사실 이들에게 저는 언니라고 부르진 못해요.


교회 권사님들 이시거든요.


서로가 서로를 권사님이라 부르며 존중하고 아끼는 분들 사이에


우연하게도 제가 살짝 끼어보았습니다.


굴러온 돌인 제가


우리 동네 이름을 따 '000 맨발의 미녀모임'이라는 이름도 지어보았지요.


산에 오르기 전, 제가 이들에게 맨발로 파이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이 두 분은 몇 해 전, 건강과 관련된 큰 시련을 경험한 분들입니다.


그렇기에 삶에 대한 애정도, 건강에 대한 인식도 남다른 분들이지요.


맨발로 걷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거나 위생상 좋지 않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얘기 저 얘기 다 신경 쓰다 보면 갈피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분명,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힐링을 느끼게 되었거든요.


처음엔 신발을 신고 산행을 하려다


나도 모르게 이들처럼 신발과 양말을 벗고 흙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데,


이 두 사람의 말씨도, 마음씨도 어찌나 고운지요.


산에서 부는 바람도 나무에 돋은 새싹도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들도 새삼 더욱 어여삐 느껴집니다.


맨발로 흙을 밟고 산길을 걷다 보니 홀가분합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홀가분함입니다.


가볍게 가볍게....


조금 더 가볍게...


매주 모임이 거듭될 때마다


이 두 여인의 몸도,


내 마음의 무게도


맨발로 디딘 산, 그 흙 위에 훌훌 뿌려


더 가벼워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https://youtube.com/shorts/hoBaTjLY_hw?si=SC2yt1HARWKLnqQ4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막내의 앞 구르기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