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kyphilia
Oct 20. 2024
[일드] 중쇄를 찍자 : 현재에 안주할 것인가?
서점과 만화잡지 세대를 위한 송가(頌歌)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 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다
(어떤 드라마가 안 그렇겠냐만은)
또 서점과 만화 잡지세대를 위한 송가(頌歌)이기도 하다
1. 도전이라는 숙제의 어려움
드라마의 인물들은 자기 분야에서 각자 사정으로 갈등하고 도전할지 고민한다
캔디 같은 밝은 성격의 여자 주인공 쿠로사와 고코로는
부상으로 인해 꿈이던 “일본 유도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유도인생을 접는다.
그 대신 본인이 좋아하는 만화잡지 출판사 편집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유명 만화가들은
매주 마감기일을 지키며 본인 만화를 연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본인이 그리고 싶은 새로운 시리즈를 그리고 도전하고 싶어 한다
만화잡지 편집자들도
담당하는 기존 만화가들이 뿐 아니라
새로운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수시로 만화가 지망생들의 투고를 검토하고 면담을 한다
만화가 지망생들은
학업이던 아르바이트던, 어시스턴트던, 각자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자신들의 꿈인, 프로 만화가 데뷔를 위해 도전한다
그중에는 20년간 유명 만화가 어시스턴트만 하다 결국 만화가 되기를 포기하고 귀향하여 가업을 잇는 인물(누마타)도 나온다
그는 꿈을 좇는다는 명분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허비했음을 후회했다
서점은
스마트폰 SNS 시대 속에서 대세를 거스르고 생존을 위해 매일 도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부터 영세 서점들은 매일 폐업하는 것이 있는 현실이다
출판사 사장은
본인 인생을 바꾼 책을 한 권이라도 더 대중들에게 읽히게 하기(팔기) 위해 노력한다.
그 역시 서점들과 마찬가지로 종이책 판매라는 시대를 역행하는 도전 중이다
그러나 편집자 야스이는 도전하지 않는다
그는 극 중 악역이지만 단순히 악으로 치부하기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재능 있는 신인 작가를 키우지도 않고
책 판촉을 위해 영업부에서 요청한 작가의 사인회도 작가의 의무가 아니라고 거부한다
하지만 통찰력과 노련함으로 리스크를 헷지하고
본인이 맡은 만화 인기를 유지하며
그 인기를 바탕으로 한 만화책 판매를 통해 회사에 안정적 수입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회사(출판사)는 그가 가져오는 수입을 필요로 한다.
그는 현실의 복잡성과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시청자 누구나 주인공의 '도전'을 좌절시키는 야스이 편집자에게 그의 냉정함에 분노한다
제삼자(시청자) 입장에서 정답은 자명하다 “도전”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무엇인가 도전할 때 우리는 담보를 걸고 Risk Taking을 해야 한다
도전을 위한 대가 ‘입장권’은 다양하다
본인의 노력, 돈, 재산(또는 주택담보) 일 수도 있고, 본인 인생(시간), 가족 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달 따박따박 월급 나오는 너네 편집자들과는 달리
나는 연재가 중단되면 내 가족과 내 밑 어시스탄트들은 길바닥에 내쫓긴다! “는
극 중 ’ 만화가‘ 일갈은 의미심장하다
그래도 당신은 도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도전하고 있나?
2. 인생이라는 게임
드라마는 인생을 운이라는 카드를 뽑는 게임에 비유한다
즉 타고난 빈부(금수저/흙수저) 차이는 있어도 그건 게임(인생)의 시작에 불과하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금수저들은 시작 때 좋은 패를 받은 것뿐
결국 시작하는 카드의 개수는 같고 게임-룰(운)은 공평하다.
가진 카드는 내야 하고 새로운 카드를 뽑아야 한다.
즉, 처음 받은 카드로 게임이 끝날 것이라 착각하지 마라
게임(인생)을 하며
좋은 카드(행운)를 뽑기 위한
운을 모으는 행동(선행)을 할지
흩어버리는 행동(악행)을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고
또 그렇게 모은 운을 어떤 인생의 승부처(도전)에 사용할지 역시 본인 선택이다
내기 골프나 술자리 같은 사소한 쾌락을 즐기려 운을 쓸 것인가?
인생의 도전이나 꿈을 이룰 때에 모은 운을 걸고 승부를 볼 것인가?
[결론]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생각해서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라)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당신을 삶을 통해 운을 모으고 있는가? 아니면 운을 흩트리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의 운을 어디에 쓰고 싶은가?
당신은 어디에서 이기고 싶은가?
나는 어디서 인생의 쇼부를 칠까?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