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거리를 둬야 하는 이유
나는 최근 아버지를 여의었다
부친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상주인 나보다 슬퍼하는
아버지 친구와 후배를 여러 명 보았다
물론 아버지는 집안의 든든한 가장이셨지만
결코 따뜻하거나 자상한 아버지 또는 남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정 밖에서 선배나 친구로서 아버지는
어질고 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나 보다
*장례를 치르기 전까지 아버지가 이렇게 핵. 인. 싸. 인 줄은 몰랐기 때문에 과거형 문장이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로서 인자한 선배/아버지는 낯설었다
내 아들에게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아들은 간혹 집에서 패륜아처럼 성질을 부리지만
*성질나면 부모에게 소리 지르고 암튼.. 더 이상은 생략한다..
친구들이나 친구 엄마들이 말하는
집 밖에서 만나는 아들은 그렇게 상냥하고 어질 수가 없단다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를 보는 것 같다
이중인격인가?
나도 어느 정도 그럴 것이다 (특히 어머니에게 그렇겠지?)
왜 우리는 가장 사랑해야 하는 가족에게 막 대할까?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막 대하는 이유는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과 동일시하고
의견 충돌이 날 경우 본성을 드러낸다
태양계 세 번째 행성 지구는 적당한 온도로 생명체가 살 수 있지만
수성과 화성은 태양과 너무 가까워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가족은 수성과 화성 같이 태양과 너무 가까워서 힘든 것이다
가족이라도 적당한 거리와 예의가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가면 뜨거워 황무지가 된다
서로의 인력에 이끌려 결국 충돌할 수도 있다
더 좋은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서
적당히 떨어지자
우리 각자는 별이니까
가족도 궁극적으로는 나 스스로가 아닌 타인이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