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버지와의 기억 그리고 후회

같이 할 수 있었던 마지막을 그 기회를 놓친 이야기

by 하늘과 우주

나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7개월간 고용했던 간병인을 내쫓았다

당시 아버지가 일반 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긴 직후

주말에 병문안을 갔는데


당시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해졌던 상태였음에도

아버지는 큰 소리로 화를 내며

간병인을 병실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


마침 들어오는 나를 보시고는

"내 아들이 왔으니 너는 필요 없어 나가"라고 간병인에게 소리쳤다

방법은 거칠었지만 아버지 판단은 옳았었다


되돌아보면 그 간병인은

아버지 몸도 제대로 닦아드리지 않고 손발톱 정리도 이발도 안 했던

불성실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무심한 우리 아들 형제는

그저 아버지와 같이 키 큰 환자를 부축할 수 있는

남자 간병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를 계속 고용했다


간병인은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으니

"주말부터 아들들 즉 우리 형제가 돌아가며 아버지를 간병하면 안 되겠냐?"라고 물었었다

난 "안된다고 대체 간병인을 구할 때까지 더 일해달라"라고 거절했다


내 주말 시간이 아까웠다

그보다 아버지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


그때 주말에 내가 아버지를 간병하지 않은 것이

지금 와서 뼈에 사무치게 후회된다


그로부터 5일 후 목요일 새벽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날로부터 일주일이 되지 못되서였다


그날의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마지막으로 나눈 의미 있는 대화였다


결과적으로 난 아버지 간병을 하루도 못했고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안 한 게 맞다)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했다


그날 이후 아버지는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서

대부분을 마스크를 쓰고 눈을 감고 계셨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유튜브도 못 보셨다

돌이켜보면 그게 돌아가실 전조 증상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나는 주말마다 홀로 남겨진 어머니 댁에 들렀다


지난번 들렀을 때 어머니는

본인의 발톱을 깎아달라고 하였다

우연히 어머니 발을 보게 되었다.

발에 각질이 가득했다

닦은 지 몇 달은 된 것 같다


70 중반의 어머니도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혼자서 샤워를 못하신다


자존심 때문에 남에게 맡기지 않고

그냥 버티며 살고 계시다

목욕 봉사 같은 것을 권해보지만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아들이 강제할 수도 없다


나는 분명히 아버지 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미 아버지를 통해서 뼈저리게 느꼈다


나이 든 어머니가 마지막일 것 같으나

정작 마지막이 오늘 내 차례일 수도 있는 게 인생이다


알 수 없는 내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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