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죽음, 소소한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는 것

by 하늘과 우주


영화 속 주인공 야마다는 불우한 가정에서

4살 때 아버지는 이혼하여 떠나고

홀어머니 밑에서 방치되다시피 자라다가

고교시절 엄마마저 집을 나가 홀로 살게 된다

청소년 시절 생활고로 인해 결국 잘못된 길로 빠지고

사기 범죄에 연루되어 옥살이를 한다


출소 후 전과자로 살아야 하는 주인공 야마다는

무코리타라는 연립주택에 이사하고

그 동네 오징어 젓갈공장에서 일하며

새 삶을 시작한다


”무코리타 하이츠“는 작은 규모로, 방마다 방음도 안되고, 앞마당 구분도 없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허름한 연립주택이다

맛있는 요리를 하면 이웃들이 냄새를 맡고 “0호실이 웬일이래?” 하며 모여들어 (어쩔 수 없이) 같이 먹는 분위기이다.


어느 날 야마다는

공무원 연락을 받고 고독사 한 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하게 되고

공무원으로부터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들으면서

(4살 때 이혼하여 어머니와 헤어져) 본 기억도 없는 아버지가 생전에 본인과 닮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죽기 직전 아버지가 한 행동 “목욕 후 우유를 마시는” 것이 야마다의 습관이었다


무코리타에서 잘 적응하며 사는 듯했던 주인공 야마다

갑자기 이웃들에게 본인이 전과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주변의 시선이 달라진다


하지만 그의 성실함과 선함을 아는 이웃은 그를 다시 받아들이고

야마다는 이웃들과 함께 아버지의 유골을 뿌리는 행사(?) 장례식을 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주인공의 대사 중

과거에 죄를 짓고 살다 잡혀서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이제 더는 굶지 않아도 되어 안심했다는 말에서

어릴 적 엄마가 나가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밤에 혼자 잘 때 무서우면

구구단의 7단을 거꾸로 외우면 무서움이 사라지고 잘 수 있었다는 말에서

그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성장기를 보냈는지 느꼈다


현실 세계에서도

주인공 야마다처럼 어린 시절 양쪽 부모로부터 방치되는 아이들은

고아보다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 힘들다

법적으로 친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정부에서 신경 쓰지 않는다


영화는 삶과 죽음,

사람과 관계 그리고 소소한 행복을 화두로 던진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함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그걸 공유하고 공감함으로써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갑자기 유행하는 SNS앱들이 “공유하고 공감받고 싶은” 우리 본능을 자극해서 성공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세상의 화려하고 먼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작지만 가까운 소소한 행복을 찾고 지금 옆에 있는 이웃과 함께 누리라고

영화는 말한다


fin


<대사 모음>

시마다(이웃) : 난 (가난한 게 아니라) 미니멀리스트야. 지위와 재산 모든 걸 내려놓는 심플라이프

(오이 등 채소를 먹으며) 그렇지? 맛있지? 행복하지?

사소한 것들에서 자잘한 행복을 찾으면 어떻게 해서든 버텨 나갈 수 있어

사람을 없던 사람으로 만들면 안 돼! (아버지 유골을 찾지 않으려는 주인공에게)

내가 죽었을 때 쓸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 명만 있으면 족해. 야마다(주인공)! 내가 죽으면 쓸쓸하다 생각해 줄거지?


사장: 일을 하며 지내다 보면, 하루가 지나고 월이 지나고 1년 지나고 5년이 지나~

주인공: 그게 의미가 있을까요?

사장 : 의미가 있지! 하지만 그 의미는 5년 10년을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어


주인공 : 변변찮은 것도 유전이 될까요? 나의 어머니는 쓰레기였고 아버지는 개죽음했습니다

사장 : 그런 게 유전이 될 리 있나? (의기소침한 주인공을 보며)

지금 일을 그만두지 마! 지금 일을 멈추면 원점이다

일을 그만두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면서 헤매게 된다. 그런 사람을 많이 봐왔다

머리를 쓰지 말고 손을 써! 사장의 명령이다


주인공 : 시마다 상은 아주 작거나 사소한 행복을 찾는데 능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아들 잃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 그 사람대로 살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생각] 내가 깨달은 삶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