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terdam, Netherland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준 어느 가족의 이야기

by 전재성
564353_447877501931780_318829168_n.jpg Euro Port의 입구. 대부분의 유럽 항만들은 이렇게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항만에서 소요되는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지난 9월, Rotterdam Euro Port 입항 중, 잊을 수 없는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입항을 위해 Pilot Station - 항만에서 선박을 도선하는 도선사가 승선하는 포인트 -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Port Control이 도선사 승선시, 여섯 명의 인원이 본선에 오른다는 교신을 보내왔다. 이런 상황에 처음엔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통상 도선사는 혼자 승선하거나 많아도 두, 세 명(그나마 하나 둘은 연수생)인 경우가 많은데 여섯이라니. 교신을 함께 들었던 모든 이들이 갸우뚱했지만 뭔가 자기들끼리 본선에서 할 일이 있는 모양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54060_447648355288028_1452610370_o.jpg 막내 딸과 함께 선교에서 도선 중인 도선사 DE HAAS씨

하여간 평소와 다른 내용을 듣고 향한 파일럿 스테이션에서 정말로 여섯 명의 사람들이 본선에 올랐다. 그것도 넷은 여성에 한 명은 ENG 카메라를 든 카메라맨. 알고 보니 오늘 승선한 도선사 DE HAAS 씨는 오늘 우리 배를 마지막으로 30여 년의 도선사 생활을 은퇴하는 사람이었고 함께 승선한 네 명의 여성은 그를 평생 내조해온 아내와 세 딸이었던 것. 그의 은퇴를 기념하고자 로테르담 항만은 항만 방송을 통해 그의 마지막 승선을 취재하였고 가족들은 본선의 선교에서 그의 마지막 도선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ROTTERDAM.jpg 은퇴하는 도선사 DE HAAS씨를 위해 기적과 함께 물기둥을 쏘아올려주고 있는 예인선

항만으로 들어가는 동안, 만났던 모든 선박들은 그의 30년을 우렁찬 기적소리로 축하해주었고 예인선들은 떼로 몰려나와 물을 뿌려대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밝혀주었다. 본의 아니게 기념의 한 복판에 놓인 우리 역시 그와 굳센 악수를 하며 그의 마지막을 본선에서 장식하게 된 것을 영광이라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지.


은퇴를 사람으로써의 역할 마저 끝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시간이었다.


DEHAAS.jpg 접안 후 가족들과 더불어 기념사진을 남긴 DE HAAS씨 가족. 여전히 예인선은 그의 은퇴를 축하 중이다.


모쪼록 그와 그의 가족의 앞날에 늘 행복이 함께하기를 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Luanda, Ango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