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진도해상을 지나며

아직도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

by 전재성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끝자락

1.
수다를 떨다보면 당직시간을 마치고도 선교에 남게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맘에 맞는 동료가 있다는 뜻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다음 당직을 생각하면 조금의 피곤은 감수하게되는 일이지. 그래도 늘 심심한 배에서 이런 일상들은 하루를 잘 보내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겨진다.

2.
현위치에서 병풍도까지는 3마일, 동거차도까지는 9마일이 떨어져있다. 늘 이곳을 지날 때면(남해에서 서해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꼭 지나야하는 곳이니)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월호에 남아있는 이들이 떠올라서 가만히 기도를 드리게 된다. 인양작업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아직 모르지만 모쪼록 이 마음 한 구석의 부채의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모두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만을 바래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