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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리스 Aug 06. 2023

파리, 내 사랑

7월의 파리는 밤 열 시가 다되어도 환하게 밝다. 시차에 적응하려면 무거운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막아야 한다. 7월의 파리. 나의 7번째 파리. 드넓은 리볼리 대로와 그 귀퉁이에 있는 우리의 숙소, 정겨운 식당들의 오래된 간판들, 연한 청회색빛 지붕들. 내년에 있을 파리 올림픽으로 건물들이 오래된 때를 벗은 건만 빼면 여전히 모든 곳이 예전 그대로다.


하릴없이 잠이 깬 새벽, 삐걱거리는 손잡이를 돌려 두꺼운 창문을 열면, 차가운 공기와 함께 활기찬 소음이 방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 불평불만일 게 뻔한 수다들, 멀리서 들려오는 공사 소음. 이 새벽, 파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비현실적이게 느껴진다. ‘오길 잘했다’라고 몇 번을 되뇌고, ‘그래, 나에게는 파리가 있었지. 내 사랑, 파리가...’라고 내게 말한다. 여름의 한복판인데도 늦가을 같은 서늘한 공기. 파리의 모든 곳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다. 나의 사랑, 나의 구원, 파리에, 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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