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조한진희
건강만을 중심에 두는 것은 아픈 몸이 평등하게 함께 사는 과정을 방해한다. 아픈 몸이 동정과 시혜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의 주체로 온전히 살아가려면 건강한 몸이 중심이고, 아픈 몸이 주변이어서는 안 된다. 건강을 선으로 규정하고, 질병을 절망과 악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건강한 몸과 아픈 몸 사이에 발생하는 위계가 해체될 때, 아픈 몸도 차별과 배제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다.(책 p.69)
아픈 몸도 행복한 삶은 질병을 '극복'하지 않아도, 자신의 몸을 '정상'으로 교정하지 않아도 자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에서 가능하다.(책 p.12)
질병의 개인화는 생활습관에 관점을 집중시키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와 구조의 문제는 희미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심지어 아픈 이들은 자기 관리에 실패해서 자신과 가까운 이들을 힘들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이는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직접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주체적 힘이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책 p.88)
질병을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갈 때 건강 불평등을 만드는 사회구조는 휘발되기 쉽다. 정부가 산재, 야근, 성폭력, 가정폭력, 소수자 차별 같은 사회적 건강 위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새삼 또 생각하게 된다.(책 p.70)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아픈 몸에 대한 자책감이다.
우리는 아플 만해서 아프다.
우리에게는 아플 권리가 필요하다.
자책감은 무책임한 사회에게 줘버리자.
(책 p.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