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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러캔스 Feb 13. 2021

17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

시애틀 쿨가이 - 17

 글은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한 몇몇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치 않는 분은 여기서 멈추시기 바랍니다.


6년 전, 아내와 함께 영어책을 구매하려고 했을 때 떠올랐단 해리 포터 시리즈. 구입하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표지도 내가 알던 것과 달랐다. 아내의 의견에 따라서 옛날 표지를 가진 시리즈를 모두 구매했다.

4권부터 느껴지는 두께의 압박.

1, 2권은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지하철에서 읽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용이 잘 기억나진 않는데 최근에 해리 포터를 열심히 읽는 나를 보고 아내도 덩달아 읽기 시작했기에 후반부에서 언급된 앞부분의 내용이 궁금하면 아내에게 종종 물어보곤 했다.


확실치 않지만 3권도 아마 한국에서 읽은 듯싶다. 확실한 것은 4권부터는 미국에서 읽기 시작했다. 4권부터 달라진 두께의 압박으로 인해서 처음에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4권을 읽는 데는 거의 1년이 걸렸다. 5, 6, 7권은 속도가 붙어서 세 권을 읽는데 두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아마도 하루 종일 앉아서 책만 읽었다면 시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종합적인 내용을 생각해보면 나는 작가 롤링 (J. K. Rolling)이 약간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싶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시작될 때 주인공 해리의 나이는 11살. 그리고 마지막 권에서 17살이 된다. 그런 10대 청소년에게 너무도 큰 시련들을 주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작가를 보고 있으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싶었다. 내가 만약 그 나이 때에 그런 시련을 겪었다면 난 해리처럼 견디거나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해리는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6권에서 덤블도어 (Dumbledore)와 함께 볼드모트 (Voldemort)의 호크룩스 (Horcrux) 중 하나를 찾으러 가는 장면, 그 뒤의 덤블도어의 죽음. 이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가 있다. 2010년에 출퇴근하면서 "리큐에게 물어라"라는 책을 읽을 때 아이유 노래를 들었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좋은 날"이었지만 가장 "리큐에게 물어라"를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는 "느리게 하는 일"이다. 이 노래를 듣거나 "리큐에게 물어라"를 음악 없이 읽을 때면 책 또는 노래가 떠올랐다. 이와 마찬가지로 덤블도어와 해리가 볼드모트의 호크룩스를 찾아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무한 반복으로 들은 노래가 있는데 바로 "The Planet Song by Hopscotch Songs"이다. 아들이 태양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태양계 관련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덤블도어와 해리가 떠나는 장면, 덤블도어가 볼드모트가 준비해놓은 포션을 마시며 괴로워하는 장면, 덤블도어가 죽는 장면. 이 부분을 읽을 때 "The Planet Song"을 끝없이 들어서 나중에 책을 덮었음에도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머릿속엔 항상 해리와 덤블도어가 동굴 속에 있다.


7권에서 절대악이라 불리는 볼드모트 톰 리들의 최후는 조금은 허무했다. 아무리 주인공 소년이 절대악의 저주로부터 생존했고 시간에 걸쳐서 성장했다 하더라고 마법사들이 그리도 무서워하던 볼드모트가 너무도 허무하게 패배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시리즈 전체에 걸쳐서도 그렇게 많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조금은 더 강력한 최종 끝판왕을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엔 19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이야기를 해주는데 해리는 아내가 말한 것처럼 지니 (Ginny)와 결혼을 하였다. 4권쯤 읽고 있을 때 초 챙 (Cho Chang)이 등장하는데 (그 전에도 등장했을 수 있으나 기억하지 못함) 난 해리가 초 챙과 마지막까지 잘 된다는 것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어서 드디어 해리의 사랑이 등장하는구나 싶었는데 지나가는 사랑이었다.


책은 다 읽었으니 내가 상상했던 내용들을 영화에서는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하다. 1편은 학교에서 비디오로 틀어줘서 (난 비디오 세대였는데 요즘은 뭘 틀어주려나...) 얼핏 엠마 왓슨이 연기한 헤르미온느 (Hermione, "헐마이오니")가 귀엽구나 했던 기억만 있다. 2편은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어린아이들이 단체로 와서 너무 떠들어서 다시는 전체관람가 영화를 보지 않아야지 다짐하는 계기가 된 것만 기억이 난다. 3편은 OCN으로 조금씩 본 장면들이 떠오르고, 4편부터는 본 기억이 없어서 너무도 기대된다. 근데 해리 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를 제외하고 모두 전체관람가라는 사실이 조금은 놀랍다 (네이버 정보가 잘못되었거나).


이것으로 호그와트 (Hogwarts) 여행을 마무리해본다.


영화를 본 후기.

Amazon Prime에서 구매한 해리 포터 영화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망스러웠다. 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본 사람으로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사실 전체관람가로 어린이들이 볼 수 있게 2시간 내용으로 축약하느라 많은 내용을 다루지 못한 탓이 크겠지만 소설에 나왔던 디테일한 부분들이 거의 다뤄지지 않아서 영화 진행의 개연성이 굉장히 떨어졌다. 뭐든지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거 없어."라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해리 포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6권 내용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점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마지막 편처럼 한 권당 두 편씩 제작이 되었거나 아니면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다면 훨씬 더 나았을 것 같다.


리큐에게 물어라: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4610186&orderClick=LAG&Kc=

아이유 느리게 하는 일: https://www.youtube.com/watch?v=S_8B6x89Uoo

The Planet Song by Hopscotch Songs: https://www.youtube.com/watch?v=VTad0EtV6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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