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쿨가이 - 16
작년 할로윈 (Halloween) 전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래서 할로윈 준비를 할 틈도 없었고 아들 친구의 부모로부터 할로윈에 같이 사탕을 받으러 다니자는 제안을 들었다 (Trick-or-treating). 그래서 할로윈 당일에는 집에 아무도 없었고, 이사를 마치기 전에 미리 할로윈 배너도 구입하였지만 작년에는 사용하지 못했었다. 물론 사탕과 초콜릿도 잔뜩 구매해놨었지만 아쉽게도 그 누구에게도 나눠주지 못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할로윈의 모습이 작년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두가 소극적일 것이라고 생각되고, 아마도 사탕을 나눠주는 집도 비대면으로 사탕을 나눠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그저 우기로 접어드는 시애틀에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더라도 작년에 구매한 장식들로 차고 문을 꾸몄다. 물론 동네에 어린아이들을 많이 본 적이 없어서 우리 집을 이 코로나 상황에서 많이 방문할 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작년에 사용하지 못한 한은 올해 한 번 풀어보았다.
그리고 작년에는 준비하지 못한 호박도 준비해보았다. 그래도 미국이니 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호박을 두 통 사서 하나는 우리가, 하나는 친구네가 잭 오 랜턴 (Jack-o'-lantern)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호박에 그림은 아들이 그렸고 난 그저 아들이 그린 그림 그대로 조각하였다. 아들의 첫 번째 그림이 약간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번 더 그렸는데 아직은 어린아이라서 그런지 잘 그리진 못했다. 그래도 아들의 그림을 따라서 열심히 팠다.
아들이 그린 도안을 바탕으로 조각을 완성한 후 뭔가 아쉬워서 삼면 호박이 되도록 나도 하나 그렸다. 웃는 모습을 그렸더니 아들이 무섭지 않다면서 잔뜩 실망하였다.
준비된 잭 오 랜턴 들을 어두운 밤에 불을 킨 후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아보니 호박을 조각할 경우 며칠 못 가서 다 썩는다고 한다. 또 비를 맞을 경우 호박이 다 일그러 질 수 있다고 한다. 어쩐지 차를 타고 돌아다닐 때 호박을 집 앞에 내놓은 집들은 많았지만 호박을 판 집은 우리밖에 없더라. 이렇게 또 지식을 채워간다. 아마도 할로윈이 다가올 때 호박을 또 사서 할로윈 직전에 다시 파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코로나로 인해서 걱정이다. 작년에는 아들과 함께 살던 아파트 근처에서도 할로윈 전 주말에 사탕을 받으러 다녔고 아들의 친구네 근처에서도 사탕을 받으러 다녔었다. 물론 아들이 잔뜩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로윈 복장으로 우주비행복도 구매하였는데 동네를 돌아다닐지 아니면 옷 입고 기분만 한 번 낼지는 그때 사정을 봐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