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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러캔스 Oct 12. 2020

16화. 할로윈 준비

시애틀 쿨가이 - 16

작년 할로윈 (Halloween) 전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래서 할로윈 준비를 할 틈도 없었고 아들 친구의 부모로부터 할로윈에 같이 사탕을 받으러 다니자는 제안을 들었다 (Trick-or-treating). 그래서 할로윈 당일에는 집에 아무도 없었고, 이사를 마치기 전에 미리 할로윈 배너도 구입하였지만 작년에는 사용하지 못했었다. 물론 사탕과 초콜릿도 잔뜩 구매해놨었지만 아쉽게도 그 누구에게도 나눠주지 못했다.

작년에 구매한 할로윈 배너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할로윈의 모습이 작년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두가 소극적일 것이라고 생각되고, 아마도 사탕을 나눠주는 집도 비대면으로 사탕을 나눠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그저 우기로 접어드는 시애틀에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더라도 작년에 구매한 장식들로 차고 문을 꾸몄다. 물론 동네에 어린아이들을 많이 본 적이 없어서 우리 집을 이 코로나 상황에서 많이 방문할 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작년에 사용하지 못한 한은 올해 한 번 풀어보았다.


그리고 작년에는 준비하지 못한 호박도 준비해보았다. 그래도 미국이니 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호박을 두 통 사서 하나는 우리가, 하나는 친구네가 잭 오 랜턴 (Jack-o'-lantern)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호박에 그림은 아들이 그렸고 난 그저 아들이 그린 그림 그대로 조각하였다. 아들의 첫 번째 그림이 약간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번 더 그렸는데 아직은 어린아이라서 그런지 잘 그리진 못했다. 그래도 아들의 그림을 따라서 열심히 팠다.

호박 두 통, 전기 촛불, 그리고 조각칼.

아들이 그린 도안을 바탕으로 조각을 완성한 후 뭔가 아쉬워서 삼면 호박이 되도록 나도 하나 그렸다. 웃는 모습을 그렸더니 아들이 무섭지 않다면서 잔뜩 실망하였다.

오른쪽이 나와 아들이 만든 잭 오 랜턴. 사진 상에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얼굴이 세 개다.

준비된 잭 오 랜턴 들을 어두운 밤에 불을 킨 후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아보니 호박을 조각할 경우 며칠 못 가서 다 썩는다고 한다. 또 비를 맞을 경우 호박이 다 일그러 질 수 있다고 한다. 어쩐지 차를 타고 돌아다닐 때 호박을 집 앞에 내놓은 집들은 많았지만 호박을 판 집은 우리밖에 없더라. 이렇게 또 지식을 채워간다. 아마도 할로윈이 다가올 때 호박을 또 사서 할로윈 직전에 다시 파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코로나로 인해서 걱정이다. 작년에는 아들과 함께 살던 아파트 근처에서도 할로윈 전 주말에 사탕을 받으러 다녔고 아들의 친구네 근처에서도 사탕을 받으러 다녔었다. 물론 아들이 잔뜩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로윈 복장으로 우주비행복도 구매하였는데 동네를 돌아다닐지 아니면 옷 입고 기분만 한 번 낼지는 그때 사정을 봐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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