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5화. 인터넷 익스플로러

시애틀 쿨가이 - 15

by 실러캔스

해외에서 한국의 은행, 관공서 사이트들을 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있다. 바로 공인인증서다. 은행은 조금 나아진 듯싶다. 하지만 관공서는 아직까지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각 사이트를 이용할 때마다 제각기 다른 프로그램들을 설치한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도 컴퓨터가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버추얼 박스 (Virtual Box)를 사용하여 윈도우즈 2010 가상 머신을 구축해서 사용하였다. 미국에 온 뒤로 상황은 동일하며 가상 머신을 이용하고 있으며 가상 머신 위에 더러운 프로그램들을 모두 설치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실행되지 않는 사이트들이 있다는 것이다.

K-003.png 전자 가족관계 등록시스템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한단다.

은행 앱들은 생체인식 등을 통해서 공인인증서 없이도 사용할 수 있기에 조금은 편리해진 줄 알았다 (물론 껍데기만 바꿔가면서 기능을 쪼개서 하나의 앱만 사용하면 되었던 것을 여러 개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관공서 사이트는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안 된다니. 분명히 뉴스에서 공인인증서도 폐지할 거라는 말을 봤었는데 아직도 공인인증서라니.

K-004.png 공인인증서 암호는 마우스로 한 땀 한 땀 눌러야 한다.
K-005.png 중간에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가족관계 증명서 한 장을 뽑기 위해서 설치된 프로그램들이 화려하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설치가 된 후에 가족관계 증명서를 출력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이마저도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가상 머신에서는 열람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출력은 지원하였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바를 모두 이뤘지만 그 과정은 정말 험난했다. 그리고 또 필요한 날이 있어서 다시 접속을 하면 더러운 프로그램들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고 할 테지. 인터넷 속도만 빠르다고 과연 인터넷 강국일까 싶다. 물론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칭찬할 일이다. 그저 바라는 바가 있다면 저런 더러운 프로그램들을 그만 설치할 수 있도록 변경이 되었으면 하는 것과 영문증명서 발급 범위를 조금 더 넓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4화.  여행, 그 오랜만의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