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24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끝내 저질렀다.
2년 전, 난 팀으로 한차례 떠나고자 했다. 하지만 디렉터와의 기나긴 대화와 나에 대한 가치 인정으로 팀에 남는 선택을 하였다.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지만 결코 최선의 판단도 아니었다.
작년 말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인해서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 번 더 희생양이 되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계속해서 같은 일을 할 수 있었는데 나는 또다시 다른 팀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때부터 다른 팀을 알아봤다. 정확히는 다른 팀과 다른 회사를 함께 알아봤다. 하지만 바깥세상은 아직까지 차가웠다. 그래서 결국 내부에서 옮기는 것에 조금 더 집중했다.
여러 팀에 연락을 했었다. 정리해고 등으로 시장엔 인력이 넘쳤다. 그래서 지금 뜨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부서들은 배짱이 넘쳤다. 그래서 내부 인력도 여러 지원자 중 한 명 그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연락이 닿아 얘기를 나눠본 매니저들 대부분은 내 배경이 자신들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5년간 같은 팀에서 머물고 팀에서 했던 일들이 결국은 발목을 잡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팀들과 하는 일의 범위가 차이 났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하나의 팀을 찾았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졌다. 그 팀은 사람을 원했고 나는 팀을 원했고. 간단한 면접을 통해서 결국은 그 팀으로 합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현재 매니저에게 통보를 했다. 그리고 왜 팀을 떠나게 되었는지 설명을 했다. 물론 모든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매니저에게 말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으니.
간단하게 설명한 이유는
팀에 오랜 시간 있어서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
레벨별 명확한 경계가 없어서 내가 현재 하는 일이 나에게 맞는 레벨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팀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2019년 팀에 들어왔을 때랑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
기술보다 매출을 중요시하여 잘못된 결정들이 많고 그 결정들은 결국 시간 낭비로 이어진다.
프로세스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서 아마존에서 흔히 말하는 Day2를 향해간다.
그리고 이번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뒤를 돌아보는 실수를 하지 않고 앞을 향해서만 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잘못된 결정일 수 있겠으나 도전해보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고 그저 불평만 가득한 하루하루의 연속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