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매일 아침마다 정 작가님께서 나에게 카톡이나 디엠을 보내주신다. 내용은 별거 없지만 잠은 잘 잤는지부터 시작해서 밥은 먹었는지 여러 가지 안부를 물어보신다. 정말 나에게 있어서 감사한 분이시다. 원래는 그렇게 안부를 주고받을 만큼 작가님과 친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집 3층에서 공사를 시작한 후 시끄러워서 메모장에 “공사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라고 쓴 적이 있었는데 인스타에 들어오셔서 우연히 보시고 공사 때문에 내 할 일을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하니 그때부터 작가님이 걱정을 하셔서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다.
②작가님은 방송국 피디를 하셨고 지금은 책도 출판하시고 시나리오, 방송작가이신 분이시다. 작가님과 어떻게 만났냐 하면 내가 들었던 독서모임에서 출판사와 함께 하는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는데 처음 만나 뵙게 되었다. 그때 책상 구조를 서로 마주 보게 둥글게 만들었고 작가님께서 내 옆에 앉으셨는데 긴장도 되면서 작가님의 얘기를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었다.
③작가님께서도 내가 글 쓰는 의사가 되고 싶어 하시는 걸 아신다. 그런데 어제 디엠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서평을 써야 할 책 얘기를 하면서 법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왔었다. 내가 작가님께 “작가님, 제가 의사 말고 다른 거 한다면 판, 검사할 거 같아요.” 그랬더니 작가님께서 “헉. 머리가 좋으신가 보네요. 좋은 의사 선생님이 되신 다음에 또 뭐 더 하고 싶으시면 변호사도 그냥 따 버리세요. 뭐 심심할 때 따세요. 그까짓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④또 “글 쓰는 의사 선생님이 곧 변호사까지 하게 되는 걸 제가 보게 될 테니 영광이 따로 없습니다. 이게 다 작가님 덕입니다.”이렇게 말씀하셔서 작가님을 비록 오프라인으로 한번 뵙고 온라인으로만 계속 대화를 했다.
⑤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이렇게 친절하시고 믿어주시고 아직 작가도 아닌데도 꼬박꼬박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시는 거 보고 난 정말 꼭! 되어야겠다는 생각과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지 말아야겠다는 걸 작가님께 또 다짐하고 결심했다.
➅솔직히 말하면 내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하고 있니?, 열심히 해, 공부하는데 힘들겠다. 네가 해낼 거라는 거 믿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별로 좋게 들리지가 않았다. 솔직히 내가 망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들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나이도 있는데 남들처럼 일을 하는 게 낫지 굳이 지금 공부를 해야 돼? 세상 기준에 맞춰서 살아. 그거 망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시간만 또 지나갔잖아.” 이런 말을 계속 들어와서 왠지 입으로만 좋게 말하는 거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공부하는 걸 웬만하면 알리지 않고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도 싫다.
⑦작가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매일 다짐을 받는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항상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거나 일기장에 쓰는 것일 뿐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가님과 대화를 시작으로 작가님과 몇몇 친한 분들에게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꿈에 관해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신기하고 놀라웠다. 비록 모든 사람들에게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무리 어떤 힘들고 상황, 환경이 안 좋더라도 나를 믿어주고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람들에게 절대 실망을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다짐, 결심을 오늘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