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클릭 7만. 누적 조회 15만
조용한 수업시간 핸드폰이 요동친다
조용한 수업시간.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요동친다. 진동이 반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전화가 온 것은 아니다. 그럼 문자나 알림?. 근데 왜 계속 2~3분에 한 번씩 오지? 수업 시간이라 확인할 수 없지만 계속 거슬린다.
쉬는 시간. 불편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꺼낸다. ‘도대체 누구냐? 문자나 알림으로 나를 거스르게 한 사람은?’ 스팸 문자면 가만 두지 않으리라. 핸드폰 알림 창을 밑으로 당겨본다.
20개도 넘는 알림이다.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내 손은 얼음같이 굳어진다. 움직일 수 없다. 눈만 깜박일 뿐 입술도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가 굳어버린다는 건 이런 느낌일까?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주인 공 ‘나’는 멈춰 있고 세상은 돌아가는 느낌이다. ‘선생님, 수업 안 해요’ 아이들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무음으로 처리한다. 우선 하던 수업은 마쳐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 자동차 시동을 건다.
‘지금 다시 꺼내볼까? 아니다. 우선 집으로 가자. 빨간불이다. 선다. 초록불이다. 간다.’ 정신을 차리게 위해 중얼중얼 운전하며 신호등에 집중한다. 집에 오자마자 노트북과 핸드폰을 동시에 연다. 브런치 메인화면 창을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하나씩 넘겨본다. 첫 번째 화면 없다. 두 번째 화면 없다. 세 번째 화면에서 마우스가 떨린다. 가슴이 콩당콩당 두근두근, 대학 입학 결과를 보는 것보다 더 떨린다.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마우스가 멈춘다. 있다. 있어. 엊그제 올렸던 내 글이 올라와 있다. 너무 놀라 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애들아!”
떨리는 소리에 아이들이 노트북 앞으로 몰려온다. 무슨 일이냐는 물음에 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안이 벙벙한 엄마를 보며 아들이 열려 있는 브런치 화면을 쳐다본다.
“우와!~이거 엄마가 쓴 글이잖아요, 브런치 메인에 소개된 거예요?” 성질 급한 아들이 브런치 통계 창을 바로 클릭한다.
“오빠, 이게 뭐야?”
“4만”
“4천 아니고?”
“아니야, 만 이잖어” 내가 중학생인데 어찌 숫자도 모르겠냐며 소리친다. 믿을 수 없다는 딸의 모양새에 두 아이들은 머리를 맞댄다. 노트북 모니터 앞에 코를 박고 숫자를 읽기 시작한다. 일의 자리 숫자부터 손가락으로 집으며 소리를 낸다. 바보 남매가 따로 없어 보인다.
“일. 십. 백. 천. 만. ”
“야~ 만 맞잖아, 우와 ~~ 엄마 대단하신데요”
“오늘 감사한 일에 엄마 글이 4만이 넘었다고 적어도 되나요?”
“아니.. 부끄러운데...”
갑자기 생각난다. 글쓰기 모임 카톡방에 소식을 전한다.
“제 글이 4만을 찍었어요” 브런치 선배님이자 글쓰기 모임 '라라 프로젝트' 운영자이신 박성희 선생님이
“잠시만요” 하신다. 1분 후 다음 홈&쿠킹 메인화면에 올라가 있는 글을 캡처해서 올려주신다.
“선생님, 브런치 메인화면만으로 4만 이상 넘어가진 않아요.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정말 몰랐다. 내 글이 거기까지 올라가 있는 줄 상상도 못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계속 진동이 온다. 새로 고침을 할 때마다 숫자가 올라간다. 너무너무 신기하다. 늦은 시간 잠을 자려고 누워본다. 몸은 너무 피곤한다. 하지만 정신은 말똥말똥하다. 하루 조회수 75312를 찍었다.
다음날 저녁 다시 브런치 웹을 열어본다. 이젠 궁금하다. 얼마나 올라가 있을지...
"우와~~! 탄성이 절로 난다."
"얘들아 엄마 10만 넘었어, 15만이야" 덩달아 좋아한다.
"엄마 우리 10만 기념으로 치킨 먹어요." 이 틈을 놓치지 않는다.
녀석들... 깜찍하다. 기분 좋게 치킨을 시켜주었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정확히 6월 13일에 브런치에 첫 글을 올렸다. 내가 지금까지 쓴 글은 10편이다. 평균 하루 조회수는 30 정도였다. 오늘은 7월 19일이다. 36일 만에 하루 조회수 7만을 찍다니... 정말 꿈만 같다. 별 기대 없이 올렸던 글이다. 욕심도 없었다. 하루에 수도 없이 쏟아지는 브런치 글들 중에서 가끔 내 글에 라이킷을 달아주시는 브런치 구독자 분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포털의 힘을 경험했다. 15만이 웬 말인가? 내 글을 누가 뽑아 주었을까? 브런치 에디터 추천의 글로 올라가 있는 것을 보니 브런치 담당 에디터가 있나 보다. (아직 브런치가 초보라 이해해 주세요.) 내 글을 추천해 주신 이름 모를 브런치 에디터 분께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브런치 덕분에 아이들과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이다. 태어나 40여 년을 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신 것에 말이다.
이 지면을 빌어 나의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구독을 신청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