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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Aug 30. 2021

8월에만 담글 수 있는 청귤청 & 5가지 레시피 공개

아이와 함께 보는 세상  (생활)


엄마, 청귤 차 먹고 싶어요


무더운 여름이 가을장마에 뒷걸음질치고 있다.

"아~~ 청귤 차 먹고 싶다"

바람이 살짝 부는 저녁에 둘째가 갑자기 청귤 타령이다.

"00이네 집에 지난번에 갔을 때 00이 엄마가 타 주신 청귤 차가 진짜 맛있었거든요"

숙제하러 친구네 갔을 때 친구 엄마가 작년에 담가 놓은 청귤청으로 청귤 차를 타 준 거 같다. 너무 맛있는 차를 먹고 왔다면서 청귤 차 만들자고 봄부터 노래를 불렀었다.


우연히 카카오 쇼핑에 들어갔다가 톡딜에 제주 청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딸, 엄마가 청귤 주문하면 씻는 거 도와줄 거야? 네가 도와준다고 하면, 엄마가 사고 아님 못 살 거 같아"

"엄마, 걱정 마세요. 제가 깨끗이 씻을게요. 사요 사요 많이 사요. 많이 많이요"


아이들과 먹을 걸 생각해서 5000원 더 추가해서 무농약으로 5㎏을 주문했다. 이틀 만에 청귤 박스가 도착했다. 너무 싱싱하다.  


▣ 청귤청 담그기

1. 개수대에 물을 받아 놓고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넣는다. 베이킹 소다 녹인 물에 청귤을 몽땅 다 쏟아붓고 15~20분 정도 담가 놓은 후 부드러운 솔로 씻기 시작한다. 3~4번 헹군다.
(주의: 베이킹 소다를 너무 많이 넣어도 좋지 않아요.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표면이 하얗게 돼요. 너무 오래 담가 놓으면 비타민이 빠져나간데요)
2. 다 씻은 청귤을 채반에 받쳐 물기를 빼준다. 물기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오전에 씻고 베란다에서 햇빛에 말려 오후에 담갔어요)
3. 청귤을 담을 용기를 준비한다. 병을 깨끗이 씻고, 냄비에 병 입구가 3~4㎝ 잠길 정도로 물을 담는다. 용기를 뒤집어 놓고 팔팔 끓여 병 안의 세균을 없애준다. 열탕 소독을 마친 유리병을 건조 시킨다.
4. 물기가 제거된 청귤을 동그랗게 썰어 준다. 이때 꼭지는 버린다.  썰어놓은 청귤에 설탕을 버무려 열탕 소독한 통에 담는다.
5. 담근 청귤은 상온에 두고 설탕이 모두 녹으면  냉장고에 넣고 4~5일 숙성 후 먹으면 된다.


아이와 열심히 씻고 씻고 씻고 또 씻는다. 소코리에 옮겨 담고 베란다에 옮겨 놓았다. 오후 느지막이 씻어 놓은 귤도 열탕 소독한 통도 모두 뽀송하게 말랐다. 아들 딸 모두 식탁으로 소집한다.

"자, 시작한다. 모두 준비되었지?"

비장하다. 쓱쓱 싹싹 칼 세 개를 먼저 간다. 청귤청 담글 때 칼이 잘 들지 않으면 동그랗게 썰기가 힘들다. 모두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 본인들이 좋아하는 것이니 군말이 없다.


그릇 하나하나에 담는다.

"엄마,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10kg 할거 그랬나 봐요"

우유 거품기로 우유 거품을 듬뿍 내어 라테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는 동생 말에 탄산수와 얼음을 넣어 더울 때 먹는 청귤 에이드가 최고라며 오빠가 말한다.

"그럼 우리 나눠먹을까?"

벌써 몇 잔은 먹은듯 하다. 온 집안 가득 채워지는 향긋한 청귤의 향기는 만드는 이의 기분까지 상큼하게 만들어 준다.   

씻고 말리는 작업은 오래 걸렸는데 셋이 함께 썰기 시작하니 15분 만에 5kg을 다 썼었다. 빠르다. 역시 먹는 거 앞에서 남매는 잽싸다. 너무 예쁘게 담겼다며, 자기가 썬 것이 더 이쁘다며, 서로서로 뿌듯해한다. 카페에 팔아볼까 이야기한다.  사탕수수 원당에 버무려 통에 담으니 제법 그럴싸하다. 빨리 먹고 싶어 하는 남매에게 설탕이 녹을 때까지 손도 대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담가 놓기만 하면 본인들이 먹고 싶을 때 꺼내어 먹을 나이가 되었다.  


▣ 청귤청을 이용한 5가지 레시피 

1. 청귤 티
청귤청 70g + 따뜻한 물 250㎖  
개인적으로 레몬티 보다 훨씬 맛있다. 마음이 노근할때 한잔 ! 상큼해 질 수 있다. 
2. 청귤 에이드
 청귤청 90g+ 얼음 150g (아이 주먹만 한 왕 얼음 한 개 넣었다) + 탄산수 180㎖
=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다. 카페에서 파는 것과 동일한 맛이 난다. 
(탄산수 대신 사이다를 넣어도 되는데 살짝 더 달아서 탄산수를 주로 넣는다)
3. 청귤 라테
청귤청 70g  + 얼음 150g + 우유 150㎖
= 부드럽고 상큼 달콤한 맛이 정말 좋다. 올 겨울엔 카페라떼 대신 청귤 라떼을 더 많이 먹을 거 같다. 
( 우유 거품기를 이용하여 거품을 내어주고 청귤을 넣고 얼음을 넣고 그 위에 우유 거품을 넣는다. 따뜻한 청귤 라테의 경우 얼음을 빼면 된다. 감기 예방에도 그만이다.)
4. 청귤 그린티
청귤청 80g + 얼음 130g + 녹차 우린 물 (녹차 티백 물) 90㎖
= 상큼한고 달콤한 맛에서 달콤한 맛 대신에 녹차의 씁쓸한 맛이 살짝만 올라와서 단 맛을 싫어하는 분들에게 최고다. 녹차 대신 홍차나 다른 티 종류를 대신해도 좋다.   
5. 청귤 비앙코
청귤청 90g + 얼음 130g + 우유 130㎖ + 에스프레소 20~30㎖
= 커피 라테에 상큼한 맛이 더해진 맛이다. 라테에 설탕을 넣는 것보다 좋다. 

(* 레시피를 이렇게 올리긴 했지만 밥숟가락으로 세번 정도 넣으면 왠만해선 괜찮더라구요 ^^)  


청귤은 1년 중 8월 ~ 9월 초 출하한다. 이 기간에 굳이 익지도 않은 귤을 따는 이유는 바로 청귤의 높은 항산화 효과 때문이다. 청귤은 완숙 귤보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인 헤스페리딘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헤스페리딘은 항산화, 항암, 함염증 등의 효과를 갖고 있다. 청귤의 또 다른 주요 성분은 노빌레틴, 탄제리틴 성분이다. 노빌레티 성분은 염증 유발물질 생성을 40%가량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청귤은 완숙 귤에 비해 구연산이 3배 이상 높고 비타민C 함량이 레몬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고 한다.   

(출처: 농업진흥청 감귤연구소)


청귤청 담기를 정리하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린다. 투명 유리병 안에서 벌써 녹기 시작한 청귤을 바라본다. 싱그러움과 상큼함이 녹아내린다. 짙은 초록 빛 청귤과 완숙 주황빛 귤은 같은 귤인데 시기에 따라 영양성분이 다르다. 청귤의 효능에 대해 몰랐을 때 청귤은 완숙 귤이 되어가는 과정으로만 바라보았다. 자연의 신비로움. 자연 안에 건강함이 숨겨 있다고 생각하니 창조주의 솜씨에 감탄하고 놀라고 감사하게 된다.


청귤청 담기를 끝내 놓으니 김장을 담갔을 때처럼 뿌듯함이 밀려온다. 겨울 내내 아이들의 좋은 영양 간식이 될 거라 생각하니 흐뭇하다. 아이들이 많은 집이나 주스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9월 초까지 판매하는 것 같아요. 서두르세요 ^^. 정말 맛있어요"

아들 작품 : 상큼한 청귤청


올 겨울엔 청귤청의 향기로 마음을 녹이고 청귤청의 비타민으로 건강을 챙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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