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부모가 읽으면 좋은 책 : 청소년 감정코칭
■ 아래의 질문에 0 또는 ×로 대답하시오.
Q : 사춘기의 특징적 행동, 예를 들어 굉장히 충동적이거나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은 주로 호르몬 때문이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춘기 연령대의 아이들 2명과 한 집에 살고 있다. 아들의 얼굴에서 여드름이 뽕뽕 솟아나고, 목소리가 걸걸하게 바뀌고, 수염이 자라난다. 이 모든 것이 호르몬 때문 아니겠는가? 최성애, 조벽 교수의 책 「청소년 감정코칭」 읽어 내려가던 중 작가의 질문에 당당하게 너무나도 당연히 YES를 던졌다. 자신만만하게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땡” 소리가 들렸다.
아니라는 것이다. 호르몬 때문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나의 질문에 작가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춘기 시절 굉장히 충동적이거나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것은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이성적 행동과 논리적 사고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아이들의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이상하기 그지없는 그들의 행동에 잔소리하고 맞서기보다 그들의 복잡한 감정을 받아주고, 행동에 제한을 주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이다.
청소년기의 뇌가 확장 공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학년까지 가 완성된 전두엽으로도 학교와 집을 오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성인이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복잡다단한 일들을 다면적으로 처리하려면 20평 집으로는 부족해서, 청소년기 내내 전두엽의 확장공사가 이루어진다. 전두엽의 리모델링 공사는 여자는 스물네 살쯤, 남자는 서른 살쯤 돼야 완성된다. ‘남자들 결혼해야 철든다’, ‘죽을 때까지 철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등등의 어른들의 이야기가 리모델링 시기의 남성들을 보며 나왔던 이야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에는 감정과 기억 욕구 등을 관장하는 변역계가 한층 예민해진다고 한다. 덕분에 식욕도 성욕도 왕성지는 시기이다. 또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훨씬 적게 생성된다. 세로토닌은 감정의 기복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서 감정 조절제라고도 부르는데,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춘기에는 세로토닌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40% 적게 생성된다고 한다. 그 결과 사춘기에는 감정의 기복이 무척 심해지는 것이다.
15살, 13살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끔씩 "저놈들이 몇 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변연계 때문이었다. 맛있는 아침상과 더 맛있는 저녁상을 원하며, 냉장고 문을 여러 번 열었다가 닫았다 하는 것도 변연계 때문으로 이해해다.
「청소년 감정코칭」을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적혀 있는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에 동감하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웃었다. 뇌의 폭발적인 리모델링 시기를 경험하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이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들을 경험하며, 어떠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라게 되느냐는 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엄마의 세심한 손길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에 감정의 집이 제대로 지어지면, 어른이 된 후 어떤 상처를 입더라도 벽지를 다시 바르는 정도로 치유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하거나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깊은 갈등을 빚는다면, 그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치유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기에 사춘기를 다시 사랑해 주어야 하는 시기, 아기처럼 세심한 관심을 다시 가져줘야 하는 시기라고도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