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좋아하나요?

고양이 집사의 성장 과정

by 하늘자까

현관문을 여니 작은 고양이가 있었다.


검은색과 밤색이 적절히 뒤섞인 새끼 고양이는 날 보고 경계하는 눈치였다. 아빠의 거래처 직원이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분양 소식을 듣고 데려온 것이다. 귀엽다는 느낌보다 작은 생물이 꼬물꼬물 움직이고 두 눈동자로 날 쳐다보는 것이 신기했다. 만지긴 무서웠기에 투명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어린 깜몽이와 나는 서로를 관찰했다. 엄마는 털 날리는 짐승을 집안에 들여놓기를 싫어했다. 가끔 아빠가 거실로 깜몽이를 데려와 나와 동생에게 한 번씩 고양이를 안겨줬는데 날카로운 발톱이 꽤나 아팠다. 아빠와 동생에게 어서 고양이 데려가라고 다급한 손짓을 보냈다. 고양이에 대해 전무했던 우리 가족이었기에 애정이 많았던 동생이 도맡아 정보를 찾았다.


중성화 수술을 할 때쯤 깜몽이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수술 부위를 감싸기 위해 쫀쫀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깜몽이를 보니 귀엽고 웃겼다. 나도 그때부터 고양이 간식과 영양보조제를 찾아봤다. 캔 사료, 건식사료, 츄르 등 사주면 다 먹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마다 기호가 달라 그때 깜몽이의 취향도 같이 알게 됐다.


깜몽이가 5살이 되던 즈음, 친구들과 도로변을 걷다가 검은색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온 녀석은 엄청난 애교쟁이였다. 처음 보는 우리에게 먼저 달려오고 안기는 것도 스스럼없었다. “귀엽다”를 연발하다가 다시 놓아주고 갈 길을 갔다. 건너편으로 도도도 걸어간 새끼 고양이는 우리 쪽을 계속 쳐다봤다. 도로변이기에 자동차로 치일까 봐 걱정됐다. 애교가 넘치고 정이 많던 고양이는 결국 우리에게 다시 다가오려다가 오는 차를 피하지 못했다. 나와 친구 두 명은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방금까지 우리에게 다가와서 기쁨과 행복을 주던 고양이의 마지막이 이렇게나 빨리 올 줄 몰랐다. 서로 어찌해야 할 줄을 몰랐고 한 명은 울기 직전이었다. 주변의 물건들로 표시를 해두고 로드킬 신고 번호로 위치를 알렸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입이 쉽게 떼어지지 않는 슬픔을 느꼈다. 그 일 이후로 고양이를 더욱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이 커졌다.


그 이후로 꾀죄죄한 모습으로 집 주변을 배회하는 고양이를 보면 집에서 캔 사료 하나 뜯어 다 먹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공원이 폐쇄되어 먹을 것을 찾아 인도로 내려온 고양이들을 보고 고양이들이 드나들기 안전한 곳에 먹이를 놔뒀다. 다음날 찾아가면 다행히 빈 그릇이 되어 있었다. 공원 폐쇄가 풀리던 날 마지막 그릇을 수거했다. 며칠뿐이었지만 고양이들이 잘 먹어주어 고마웠다.


고양이는 사랑스럽다. 존재 이유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 그러나 애정을 듬뿍 쏟을수록 헤어질 때 슬픔도 커서 ‘우리 집 고양이 말고는 크게 마음 쓰면 안 돼’라고 자각하는 사실이 달갑지 않다. 서로가 살아있는 동안 만나게 됐을 때 그 시간만큼은 행복한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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