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1. 목

by 하늘자까

이왕지사 에세이를 써보기로 마음먹은 것. 브런치에 게재해 보자 싶어서 오랜만에 접속했다. 브런치 알림 창에는 270일 동안 못 봤다는 운영자의, 아니 AI의 문구가 보였다. 그리고 작심삼일로 그친 에세이가 보였다.

오늘도 회사 업무를 마친 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까 고민했다. 일상의 따뜻함을 발견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잘 안 나오면 괜히 쓰기가 싫어진다. 내 마음에 온전히 들지 않는다면 괜히 미루고 싶어 지고, 오늘 하루 글쓰기는 건너뛰고 싶은 심정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작심삼일로 남겨지게 된 매거진을 보니 글쓰기의 체력을 기르는 일이 우선이겠구나 싶었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일단은 써보는 것.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다독여 주면서 말이다.


오늘의 따뜻함에 대해서는 순간, 점심에 먹은 잔치국수의 온기가 생각났다. 잔치국수의 온기가 내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긴 했지. 그렇지만 오늘은 자랑을 해보려고 한다. 내 마음의 굳건한 따스함에 대해서.

아이유의 스물셋을 들으면 그런 가사가 있다. 모퉁이를 돌고도 여전히 웃고 있을까. K-pop를 사랑하는 나로서 tv 속 연예인들의 입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이 들었는데, 직장생활을 하고 보니 비로소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직장생활에 첫 발을 디딜 때 참으로 생경한 감각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나는 진심을 주는데, 상대방은 왜 내 마음과 같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 좀 더 하나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나를 보며 웃고 있었던 것이 사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었고, 나를 경쟁자로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스펙 준비는 꼼꼼히 하는데, 마음의 맷집을 키우기가 없는 게 퍽 아쉽다. 무튼, 그렇게 초년생으로서의 쓴맛을 한 번 보고, 여러 번을 그만둘까 싶다가 여전히 다니고 있는 직장이다. 처음보다는 나도 눈치를 좀 본다, 사회생활을 (아주) 좀 한다로 레벨업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지금,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생활은 어렵다. 이곳에서 많이 받았던 피드백이 ‘가면을 쓰라.’는 것이었는데, 이 말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러고 싶지가 않다.


직장에서 진심을 주면 전우애가 남을 것 같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오히려 바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이 투명하게 보이면 분명 누군가 휘두르기는 쉽겠지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아프게 되겠지만. 중요한 건 ‘찐’이 남는다는 사실이다. 진심을 주어서 받는 상처는 싸매 주면 된다. 그렇지만 가면을 쓰면서까지 나 자신을 지우고 싶지 않다. 나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굳건한 마음, 그리고 몇 번의 상처의 영향으로 앞으로 마주하게 될 다른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문을 닫고 싶진 않다. ‘찐’은 진심을 줄 때만 알아볼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러하기에 굳건하게, 그리고 따스하게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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