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이기는 법

가끔 나도 괴물이 돼보자

by 채치수

그날은 바쁜 일상을 보내는 나에게 오랜만에 쉬는 날이었다.

나는 보통 쉬는 날은 혼자만에 시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해서

그날은 혼자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

혼자 느긋하게 보고 싶어서 일부로 사람이 없는 조조영화를 선택했고

자리도 텅 비어있는 자리로 선택해서 좋아하는 고소, 달콤 반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자리 뒤에 아저씨가 앉더니 바로 내 의자 옆에 발을 올렸다.

mbti 중에 극 i인 나는 조금 있다가 내리시겠지 하고 신경 쓰이지만 광고를 봤다.

(사실.. 광고가 눈에 안 들어왔다)

몇 분이 지나고 발을 안내리시길래 나는 정중하게 아저씨에게 말했다.

"저... 죄송한데 발 좀 내려 줄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그 말을 들은 아저씨는 바로 발을 내려주셨다.

(바로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확히 3분 뒤에 발을 또 올리셨다.

바로 또 나는 말했다.

"아저씨 발 좀 내려주세요"

그런데 이번에 아저씨는 내 말을 못 들으신 건지 못 들은 척을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무시하고

광고를 보시고 있었다.

(사실 안 감사했어요.)

'그래 이번에는 행동으로 해보자' 이번에는 신발을 툭툭 여러 번 쳤다.

반응이 없다....

신발을 신어서 느낌이 없나?라고 생각한 나는 좀 더 세게 신발을 쳤다.

반응이 없다....


그 순간 영화 시작 전에 꼭 나오는 광고가 시작됐다.

정말로 그때 내 기분은 오랜만에 쉬는 날에 이런 일이 일어나 속상한 마음 반,

영화를 보는데 방해하는 아저씨에게 화나는 마음 반이었고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해야 하기도 하고 속상, 화남의 여러 감정이 섞여 터져서

벗겼다.

뭐를? 아저씨의 신발을 벗겼다. 그리고 벌떡 일어서서 소리쳤다.

"아저씨 한 번만 발 올리면 바로 신발 벗겨버린 다음에 앞에다가 던질 거예요!!"

(음...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그때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나의 최선의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 말을 하고 나와 아저씨는 사람들에게 시선집중 되고 아저씨는 부끄러웠는지

"알겠어"라고 한마디 하고 조용히 발을 내렸다. 그래서 나는 바로 아저씨한테 신발을 주고

(웃긴 게 그때는 정중하게 두 손으로 신발을 드렸습니다.)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아 영화를 봤고 다행히도 그 후 아저씨는 발을 올리지 않았다.

그 후 영화가 끝나고 나는 그냥 재밌네 하고 영화관을 나오는데 그때 뒤에 아저씨가 안보인걸 보니

영화가 끝나자마자 나가신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아저씨는 마치 파워레인저에 나오는 빌런 같았다.

나는 그 빌런을 물리치기 위해처음에는 히어로답게 말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빌런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꼭 내가 히어로가 되어야 하나?

내가 더 쌘 빌런이 돼서 물리치면 되지 않나?

그리고 파워레인저 빌런이 히어로한테 죽으면 바로 죽지 않고 커져서 파워레인저 로봇이랑 싸우는 것처럼

꼭 현실에 빌런들도 절대 한 번에 안 지고 때를 쓴다.

그럴 때는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더 쌘 괴물이 되어 그 괴물들을 물리치는 게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주의)

빌런을 마주쳤을 때 전투력 측정은 필수

상대가 최종 보스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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