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연애

by 길잃은 바다거북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에 사내연애를 하는 풋풋하고 귀여운 커플이 나온다.
그걸 보며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한때는 저런 로망을 품었던 적이 있었지.
저렇게 연애하고, 언젠가는 결혼해서 평온한 가정을 꾸리는 상상을 해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사내연애를 했던 순간엔,
내 얼굴 한번 보겠다고 일부러 찾아온 남자친구가
그저 ‘일을 방해한다’고 느껴져서 귀찮기만 했어.

일 욕심이 많은 나는, 사내에서 몰래 손을 잡는다거나 하는 설렘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집에서 얌전히 내조하는 성격도 아니었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고, 그걸 할 땐 너무 집중해서
식사도 거를 만큼 몰입하는 타입이니까—
남편 밥 굶기기 딱 좋은 스타일이랄까.

결국, 로망이 로망일 뿐인 이유는
내가 그 속 여주인공처럼 예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나를 조금 미뤄둘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그런 남주를 찾고 싶다 생각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여주가 될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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