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의 이유

by 길잃은 바다거북

사람으로서

절대 입 밖으로 내뱉어선 안 되는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해.”

“사랑한다.”

이 숭고한 말들은 그 자체로 책임이고, 무게다.

그런데 누군가는 말한다.

"사랑해서 그랬어요."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건 사랑을 핑계로 한 폭력이다.

그 말은, 누군가의 상처 위에 올라서서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가해자의 방어일 뿐이다.

누군가의 입에서 그 말이 뱉어지는 순간,

반드시 그 말에 다친 피해자가 생긴다.

그러니

가해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지 마라.

사랑은 그런 핑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 하나,

비슷한 무게를 가진 말이 있다.

“애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그 말은 생각으로만 존재해야 한다.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어떤 책임은 묻히고, 어떤 고통은 외면당한다.

설사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뱉은 말이라 해도,

무엇으로부터 지키려는 것인지 먼저 생각하라.

그 말은 종종 가해자를 감싸며

피해자의 외로움을 더 깊게 만든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 말은 방패가 아니라 칼이다.

방향만 다를 뿐, 누군가를 반드시 다치게 만든다.



말로 사람을 홀려

간을 빼가면 불여시고,

말로 사람을 홀려

돈을 빼가면 사기꾼이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것도,

지갑을 털어가는 것도,

둘 다 말의 기술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하나는 우아함이라는 탈을 쓰고,

하나는 죄의 낙인을 받는다.

결국 말은 칼보다 날카롭고,

법보다 빠르게 사람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또,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속은 사람이 잘못이지.”

하지만 묻고 싶다.

속은 죄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믿은 게 죄인가.

믿고 싶었던 마음이 죄인가.

그건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말이다.

가해자가 분명한 일을 흐리고,

진실을 왜곡하는 비겁한 회피다.

그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두 번째 화살이 된다.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마라.



말은 책임이다.

말은 무기다.

말은 구원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사랑이든, 용서든, 보호든,

그 이름을 빌려 누구를 아프게 하진 말자.


… 그래서였다.

뱉은 말이, 천금보다 귀하다던 이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독서, 나 그리고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