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진 포일도시락

by 길잃은 바다거북

우리 엄마의 김밥은
배불리 먹이고 싶은 욕심이 가득 담겨
한입에 넣기엔
버거운 크기였다

‘혹시 부족하진 않을까’
염려까지 눌러 담은
포일 도시락통은
가방 속에서 이리저리 찌그러져

다른 친구들 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분명 맛있었지만
눌려버린 김밥은
어쩐지 퍽 우스워 보였다


어린 나는 그래도 그 김밥이 참 좋았어
그 납작 눌린 김밥을 손으로 집어먹을 때
가득 찬 속과 밥이 좋았고
너무 꽉 찬 도시락통을 열 때
바스락거리는 포일의 소리가
참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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