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보이고, 살아가는 물살에 휩쓸리기 바빴던 10대와 20대.
그때의 나는 도망치지 않기 위해 남 탓보다는 내 탓을 쉽게 택했다.
자기혐오로 스스로를 옥죄며,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실현하듯 영혼에 생채기를 가득 새겼다.
30대가 되어서는 달라졌다.
물살에 휩쓸리기보다는 흐름 자체를 볼 수 있게 된 걸까.
그제야 생채기로 너덜너덜해진 스스로가 수면 위에 비쳐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나는 나르시즘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얼마나 어여쁜지—
그제야 비로소 보였다.
너덜거리기 전에, 상처투성이가 되기 전에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야 스스로가 귀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나르시즘이 지나치면, 다시 매서워질 스스로를.
그래서 나는 날아오르되, 물살을 거스르지 않는 나르시즘에 걸린 30대를 살아간다.
그렇다면, 40대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