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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별 Jul 21. 2018

베를린 문구점 브랜드 : RSVP

회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받는 일은 설레는 일 중 하나이다. 나는 늘 여행지에서 카드를 산다. 돌아오는 비행기나 마지막 날에 꼭 편지를 쓴다. 가족에게 보낼때도 있고,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 여행의 의미와 돌아가는 다짐을 적기도한다. 한국에 돌아와서 편지를 보면 오글거릴 때가 대부분이다. 


길 하나를 두고 두 개의 문구 샵이 운영된다.


베를린에 가면 이 설렘을 예쁘게 포장해주는 문구 샵이 하나 있다. 


RSVP는 회답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뜻으로 프랑스어 répondez s'il vous plaît(please reply)를 줄인 것이라고 한다. 온라인 문구 샵으로 시작하여 길 하나를 두고 다양한 문구를 만날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만드는 시리즈를 시작으로 전 세계 노트북과 팬들이 이 작은 문구 샵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어 준다. RSVP에서 문구를 구입하면 흰색 봉투에 스티커와 명함을 넣어주시는데 하나하나가 정성스럽다. 


 




우리는 디지털 과잉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가끔 노트에 기록하는 일이 어색 해질 때가 있다. 키보드와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록하면 빠르고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직접 펜이나 연필로 써야지 머릿속에 오래 기억 남는다. 


지우개가 참 아름답다.


RSVP에서 판매하는 문구들은 키보드에게 익숙해진 우리에게 쓰기의 기쁨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지우개 하나하나가 모두 예뻐서 소중히 다루게 된다. 카드와 노트도 수작업으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손님들의 마음을 진지하게 만든다. 


 


최근 모든 콘텐츠들이 디지털화되면서 아날로그 문화라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종이책 매출은 하락하고 있고 문을 닫는 인쇄소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난 종이에서 나오는 힘을 믿는다. 종이에서 시작되는 마음의 전달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회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 사람도 나에게 대답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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