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일까요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하는데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네요
어제 같은 오늘을 당연한 듯 걷고 있지만
오늘 같은 내일을 예상해도 되는 걸까요
어쩌다 이 행성에 머물게 되었지만
내 신체는 지구에 적합한 걸까요
공기 중에 사라져야 할 목소리가 누군가의 머릿속에 새겨진다면
곡기를 끊듯이 말을 끊어야 할까요
빗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로 향하듯
삶도 그렇게 당연하고 편안하게 흐를 수는 없을까요
어떻게 사람들은 무사한 걸까요
그런 날이 있죠
모든 문장이 물음표로 끝나는 날
비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