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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Mar 13. 2020

별을 만드는 일

너에 대한 생각을

모으고 모아

내 안에 무늬 하나

새기는 일은

노란 가을 햇빛을 

다지고 다져

별을 만드는 일 만큼

서늘한 노동이다


너는 가을바람이 

햇빛을 쓸고 지나간 자리에

별이 남는다고

속삭였지만

몰랐었구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바람의 습성을


위대함은 온갖 

시시콜콜을 지운 후에

남겨지는 반짝이가

아니라서

밤하늘 별 또한

까만 배경에서

밀도를 잃지 않고

의젓하다


내가 너를 바라봄이

서늘한 이유를

그리하여 기어코

따져보지 않기로

네가 간적 없는

바닷가 모래밭에 

깊이깊이

새기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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