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한 생각을
모으고 모아
내 안에 무늬 하나
새기는 일은
노란 가을 햇빛을
다지고 다져
별을 만드는 일 만큼
서늘한 노동이다
너는 가을바람이
햇빛을 쓸고 지나간 자리에
별이 남는다고
속삭였지만
몰랐었구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바람의 습성을
위대함은 온갖
시시콜콜을 지운 후에
남겨지는 반짝이가
아니라서
밤하늘 별 또한
까만 배경에서
밀도를 잃지 않고
의젓하다
내가 너를 바라봄이
서늘한 이유를
그리하여 기어코
따져보지 않기로
네가 간적 없는
바닷가 모래밭에
깊이깊이
새기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