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

by 이승재

물기를 머금은 공기에

도시가 아련히 서있고

누군가 눈물방울 하나

떨어뜨리면

건물도 차도 모두 녹아

비가 되어 쏟아질 기세다

그는 도시 어느 칸막이 안에

여름감기를 끙끙 앓고

이제나 저제나 비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고

잠결에 자라나는 문장에서는

벌써 술기운이 뚝뚝 떨어진다

녹아내리는 모든 것에는

저마다 가슴 아픈 상처 하나쯤

있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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