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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Mar 14. 2020

일요일 밤에 난 우울해

일요일 밤에 난 우울해

그래서 눈을 감아

말하자면 영혼의 핍홀을 닫는 것처럼

핍홀을 통해 보이는 세상은 

우울한 거니까

몰래 사랑하고

몰래 미워하는 것처럼 말이지


우울해?

제발 그렇게 묻지마

그렇게 물으면

수십 년간 파 놓은 구덩이 저 깊숙한 곳에서 

슬픔이 울컥 솟구쳐 올라

너 때문이야 하고 대답하는 건

그건 정말 슬프거든

일요일 밤에는 말이지


하지만 울지는 않아

반쪽 달이 서쪽 하늘에 목을 매도

결국 이 밤은 지나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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