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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Mar 14. 2020

가로수길

거리에 햇살이 시크하게 활보한다

경쾌한 걸음에 거리의 심장이 뛴다

멋을 안 낸 척 멋 부린 여자애들이 

무료한 척 무심하게 섞였다 흩어진다

카메라 앞에서 모델이 풍요를 연기한다

연기는 바로 삭제된다

빠르게 지우는 일

이 거리의 윤리다

지울 수 없다면 그냥 끝까지 가는 거다

그게 바로 이 거리의 처세다

광고판은 미래를 선언하고

모델은 현재를 폐기하고

어색해?

걱정마

여기는 마치 외국어 같은 곳이야, 익숙해지면 편안한 


잊지마, 선글래스

때론 눈물을 감춰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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