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햇살이 시크하게 활보한다
경쾌한 걸음에 거리의 심장이 뛴다
멋을 안 낸 척 멋 부린 여자애들이
무료한 척 무심하게 섞였다 흩어진다
카메라 앞에서 모델이 풍요를 연기한다
연기는 바로 삭제된다
빠르게 지우는 일
이 거리의 윤리다
지울 수 없다면 그냥 끝까지 가는 거다
그게 바로 이 거리의 처세다
광고판은 미래를 선언하고
모델은 현재를 폐기하고
어색해?
걱정마
여기는 마치 외국어 같은 곳이야, 익숙해지면 편안한
잊지마, 선글래스
때론 눈물을 감춰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