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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Mar 18. 2020

이방인

길을 잃었다

어디로 가려고 나섰던가

기억에 없다

그렇게 불쑥

낯선 배경에 배치됐다 

어색하다

어색해서 아프다


같은 곳을 서성인다

되도록 오래도록

서성이며 바란다

눈에 익기를

눈에서 네가 익기를

네가 익으면 

집을 짓기를


주소를 분실하고

주술을 외우는 사제

헛되이 바라는 그에게

기도는 전쟁이다

생존이고 빛이다

부디 그를 어여삐

여길 수가 없다


집은

짓지 않기로 한다

머물 곳이 없으면

길을 잃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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