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엄마가,
아이들을 다 키우고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 때 우울해,
라고 말할 때
나는, 요즘 밥이 먹기 싫어,
라고 말하고 있다면
또는, 그럴 때는 뒷산 약수터까지 산책을 다녀오세요,
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응대한다면
아이들이 너무 짜게 먹어
도대체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는다니까,
라고 하는 거나
뉴욕에 내려서 보스톤까지 운전을 해서 가려고해
운전하면 4 시간도 안 걸려 그게 더 편해
라고 하는 거나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남편이고
누구의 자기이고
누구의 절친이고
누구의 선생이고
누구의 앓던니고
누구의 롤모델인
나에게 누군가
앞이 안 보여, 그래서 답답해, 한다면
나는
밥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고
잠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고
꿈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고
계절, 대통령, 이어폰, 커피,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차라리
재즈, 성형외과, 소파, 은행나무에 대해
얘기하는 것 만 못할 수도 있으려나
오히려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
하늘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쉬어야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