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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Mar 29. 2020

멀미

물의 굴곡을 잘라내며 내쳐 달릴 때는 

호수 표면의 결을 느낄 수 없었죠 

그러다 배가 평온한 호수에 멈추어 서니 

조용히 일렁이던 파도에 

멀미가 나더군요 


시간의 결을 잘라내며 달려온 

그 오랜 세월 

반듯이 정리된 시간이 목을 조르고 

여러 이름으로 분류하려던 일상의 주제들은 

결국 모두 생존의 문제였죠 


어느 날 

가속의 습관을 포기했어요 

그리곤 일렁일렁 

어지럽던 세월 

비로소 혁명과도 같이 일어나던 

나와 나와 또 나들 

숨죽이며 

이 시대를 기다리던 

잘려져 나간 결을 다시 빚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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